타의에 의한 정신병원 입원 비율 34.8%…5년새 절반 가까이 줄어
중증정신질환 입원자 3명 중 1명은 퇴원 후 1개월 내 외래방문 안해
중증정신질환 입원자 3명 중 1명은 퇴원 후 1개월 내 외래방문 안해
최근 잇단 흉악범죄로 중증 정신질환자 치료·관리체계의 허점이 다시 드러난 가운데 정신건강 진료의 문턱을 낮추고 중증 정신질환자의 사후 관리를 강화할 정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국민 3~4명 중 1명은 정신장애를 경험한 적이 있지만, 진단을 받은 사람 중 12%가량만 전문가 상담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정신병원 입원자 3명 중 1명은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입원한 경우였습니다. 중증 정신질환자로 입원했다가 퇴원한 사람 중 40% 가까이는 퇴원 후 한 달 내 의료기관에 외래방문을 하지 않았습니다.
9일 국립정신건강센터가 올해 초 발표한 '국가 정신건강현황 보고서 2021'을 보면 조사 대상인 만 19~79세 중 2021년 연말을 기준으로 평생 한 번 이상 정신장애(알코올 사용장애, 니코틴 사용장애, 우울장애, 불안장애)를 앓은 적 있는 사람의 비율(정신장애 평생유병률)은 27.8%였습니다.
성인 인구 3~4명 중 1명은 평생 한 번 이상 정신건강 문제를 겪는 셈입니다. 유병률은 남성이 32.7%로 여성(22.9%)보다 높았습니다.
정신장애 진단도구(K-CIDI)를 통해 평생 한 번이라도 이런 정신장애 진단을 받은 적 있는 사람 중 정신건강전문가(정신건강의학과 의사 등 의사, 임상심리사, 정신건강사회복지사, 정신건강간호사)와 상담을 해본 적 있는 사람의 비율은 12.1%에 그쳤습니다.
사진=보건복지부 제공
이런 수치는 다른 주요국과 비교해 현저하게 낮았다. 캐나다(46.5%), 미국(43.1%), 벨기에(39.5%), 뉴질랜드(38.9%)는 평생이 아닌 최근 1년간 상담 경험률로 봐도 한국의 3배 이상이었다. 비교적 낮은 편인 일본(20.0%)과 비교해도 한국은 절반이 조금 넘는 수준이었습니다.
전체 인구 중 정신건강증진을 위한 교육을 받은 사람의 비율은 3.0%로 극히 일부에 불과했습니다.
2021년 만 15세 이상 인구 중 정신질환(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 기준 치매 제외 F코드진료) 진료를 받은 사람의 비율은 인구 10만명당 5천125명 꼴이었습니다.
입원환자 5만9천412명 중 타의에 의해 입원(비자의 입원)한 사람은 2만299명으로, 전체 입원 환자 중 차지하는 비중(비자의 입원율)은 34.8%였습니다.
'비자의 입원율'은 2015년 65.2%, 2016년 61.6%였지만, 2017년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정신건강복지법)이 시행돼 강제 입원이 까다로워지면서 2017년 37.9%, 2018년 33.5%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습니다.
다만 이런 비율은 2019년 32.1%까지 떨어진 뒤에는 2020년 33.6%, 2021년 34.8%로 다시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중증정신질환자(치매 제외) 중 퇴원 후 1개월 이내에 정신건강의학과에 외래 방문을 한 사람의 비율은 63.3%였습니다.
나머지 36.7%는 증상이 중증인데도 외래진료를 받지 않은 것으로, 환자의 복약상태와 안부 등 사후 관리에 구멍이 컸습니다.
중증 정신질환자의 31.8%는 퇴원 후 석 달 이내에 재입원(동일 병원, 다른 병원 모두 포함)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서예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ylanastasia776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