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 0.45%↓·S&P500 0.42%↓
뉴욕증시는 무디스가 미국 은행들에 대한 신용 등급을 대거 내린 여파로 은행주가 하락하며 동반 약세를 보였습니다.
8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58.64포인트(0.45%) 하락한 35,314.49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9.06포인트(0.42%) 떨어진 4,499.38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10.07포인트(0.79%) 밀린 13,884.32로 장을 마감했습니다.
투자자들은 미국 은행들의 신용 등급 강등 소식,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당국자 발언, 기업 실적 등에 주목했습니다.
무디스는 이날 US뱅코프, BNY멜론은행, 스테이트 스트리트, 트루이스트 파이낸셜, 노던 트러스트, 쿨런/프로스트 뱅커스 등 6개 주요 은행을 등급 강등 검토 대상에 올렸습니다. 이들 은행은 앞서 등급이 강등된 은행들보다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은행입니다.
무디스는 이보다 앞서는 M&T뱅크, 웹스터 파이낸셜, BOK 파이낸셜 등 10개 중소 은행에 대해서는 등급을 강등하고, 캐피털 원 파이낸셜, 시티즌스 파이낸셜, 피프스 서드 뱅코프 등 11개 은행에 대해서는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내렸습니다.
무디스는 고금리 환경으로 예금이 고갈되고 고정금리 자산의 가치는 하락하는 등 은행들이 금리와 자산-부채 관리 위험에 직면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수익성 압박이 커지고, 상업 부동산 등 자산질이 악화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스테이트스트리트와 BNY멜론은행, 노던트러스트 등 관련은행들의 주가가 1% 이상 하락했고,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주가는 2%가량 하락했습니다. SPDR S&P 지역은행 ETF도 1% 이상 밀렸습니다.
지난 3월 은행권 위기 이후 진정됐던 금융권에 대한 우려가 무디스의 이번 등급 강등 소식에 재부상했습니다. 다만 연준의 금리 인상이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는 데다 경기가 예상보다 견조한 모습을 보이면서 과거와 같은 패닉 장세는 연출되지 않았습니다.
연준의 금리 인상이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시각을 강화하는 당국자 발언도 나왔습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9월 중순까지 놀라운 새로운 지표가 없다면 우리는 인내심을 갖고, 금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이미 한 통화정책 조치가 작동하도록 둘 수 있는 시점에 있을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하커 총재는 연준 내에서도 완화적 통화정책을 선호하는 비둘기파 위원에 속하며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 결정 투표권을 가집니다.
한편, 미국의 6월 무역적자가 수입이 감소하면서 전보다 줄어들었다는 소식도 나왔습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6월 무역적자는 전달보다 4.1% 줄어든 655억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지난해 봄 수준의 역대 최고치와 비교하면 30% 이상 줄어든 수준입니다.
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 줄어들며, 3개월 연속 하락했습니다. 이는 미국 내 소비지출이 상품에서 서비스로 이동한 데다 글로벌 제조업 부문의 침체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시장이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시장의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스티븐 서트마이어 기술적 분석가는 보고서에서 "전술적 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역사적으로 계절적 약세 기간에 접어든 점을 고려할 때 조정이 약간 더 장기화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르네상스 매크로 리서치의 케빈 뎀터 애널리스트는 "S&P500지수가 상승 추세에서 4,328을 지지선으로 두고, 앞으로 1~3개월간 지속될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고 판단된다"라며 "이러한 조정 국면에서는 인내심이 가장 중요한 원칙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JP모건의 마르코 콜라보니크 수석 전략가는 주식에 대한 의견을 '비중축소'로 유지한다며 "월가가 경제에 대해 과도하게 낙관적"이며 시장이 경기 침체와 신용 경색 위험을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9월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86.5%,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13.5%에 달했습니다. 12월 회의까지 추가로 0.25%포인트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24.7%를, 0.50%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2.3%를 나타냈습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22포인트(1.40%) 오른 15.99를 기록했습니다.
[이승지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eungjilee@kaka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