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엔 짜게 먹어야 좋다?
여름에는 염분 섭취량이 늘어난다. 땀으로 손실된 나트륨을 보충하는 의미도 있지만, 무더위에 입맛이 없어져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을 더 찾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도한 나트륨 섭취는 가뜩이나 힘겨운 여름 나기를 더욱 힘겹게 만든다.
머리는 지끈 얼굴은 퉁퉁, 무거운 여름
나트륨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성분이다. 나트륨 섭취가 부족하면 체내 수분 균형이 깨져 탈수가 일어나고 체온을 조절하기 어렵다. 또 운동 에너지가 떨어지고 근육에 축적된 피로를 풀기도 힘들다. 특히 여름철에는 땀을 통해 나트륨 배출량이 급격히 늘어 ‘저나트륨증이 자주 발생하는데, 이 때문에라도 평소보다 염분 섭취를 늘려야 한다고들 말한다.그렇기는 해도 나트륨 과잉 섭취는 더 위험하다. 대표적인 것이 고혈압, 뇌졸중, 신장 질환, 비만, 골다공증, 위암 같은 만성질환이다. 특히 혈중 나트륨 농도가 올라가면 뇌가 소변으로 배출할 수분을 몸으로 돌려보내도록 명령하는데, 이로 인해 혈액 양이 증가해 혈압이 상승한다. 여름에 두통과 어지러움을 더 느끼는 이유도 과도한 나트륨 섭취에 따른 혈압 상승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여름에 얼굴이 잘 붓는 것 역시 나트륨과 관련 깊다.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밤에 맵고 짠 야식을 먹으면 세포외액의 나트륨 농도가 높아진다. 이때 농도 차를 맞추기 위해 세포 속 수분이 세포외액으로 옮겨가는 삼투압이 발생하고 세포 밖의 수분량이 증가해 부종이 생기는 것이다. 또한 과도한 나트륨으로 체내 삼투압이 증가하면 갈증이 일어난다. 문제는 갈증과 허기를 관장하는 뇌의 시상하부가 목마름을 허기로 착각해 음식 섭취를 유도한다는 것. 짜게 먹으면 살이 찌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여름철에 더 필요한 나트륨은 어떻게 먹어야 건강에 도움이 될까.
국물 적게 먹고, 채소와 과일 섭취 늘려야
나트륨 섭취량은 식습관 조절이 관건이다. 더위를 식혀 주는 물냉면 한 그릇에는 2,618㎎의 나트륨이 들어 있다. 한 끼로 세계보건기구 일일 권장 나트륨 섭취량(2,000㎎)을 채우고도 남는다. 슴슴한 물냉면이 비빔냉면(1,664㎎)보다 나트륨 함량이 높은 점도 놀랍다. 육수 맛을 내기 위해 갖은 재료와 조미료를 넣고 오래 끓이면서 나트륨 함량이 높아지는 데다, 냉면을 먹을 때 첨가하는 식초와 겨자가 나트륨 섭취를 한층 높인다. 냉면을 먹을 때는 육수를 적게 먹고, 김치나 밑반찬도 줄여야 한다. 포장 냉면도 성분 표시를 살펴 그나마 나트륨 함량이 적은 제품을 선택하자.‘보양식이라고 이름 붙은 음식 대부분은 육수나 국물에 영양분이 많다고 생각해 그릇을 깨끗이 비우는데, 이렇게 되면 칼로리는 물론 나트륨 섭취량이 급격히 치솟는다. 삼계탕이나 추어탕 같은 보양식 역시 건더기 위주로 먹고 국물은 남기는 것이 좋다.
생선은 조림 대신 구이로 먹고, 구울 때는 소금 간을 하지 말고 먹을 때 고추냉이와 무를 갈아 넣은 간장 소스를 찍어 먹는 식습관으로도 나트륨 섭취를 줄일 수 있다. 또 구운 육류를 먹을 때는 희석한 쌈장을 곁들여 보자. 된장과 고추장은 적게 넣고 대신 두부, 양파, 사과, 견과류를 넣어 쌈장을 만들면 나트륨 함량은 낮추고 체내 나트륨 배출을 유도할 수 있다.
줄인다고 줄여도 짜게 먹었다면 나트륨을 배출해 주어야 한다. 칼륨 함량이 높은 채소와 과일은 나트륨 배출을 적극 돕는다. 상추, 무순, 오이, 브로콜리, 토마토 등의 채소와 함께 미역, 고구마, 감자, 호박, 팥, 두부도 칼륨이 풍부하다. 과일 중에는 바나나, 사과, 참외, 딸기, 키위, 배가 나트륨 배출 효과가 좋다.
[글 송이령(프리랜서) 사진 픽사베이]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91호(23.8.8)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