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나 카이스트 나온 여자야"…학부모 갑질에 멍든 유치원 교사
입력 2023-08-04 08:46  | 수정 2023-08-04 09:36
【 앵커멘트 】
서이초 사건 이후 학부모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는 현장 교사들의 안타까운 사연들이 줄줄이 공개되고 있습니다.
이른바 '진상 학부모'에게 시달리는 건 유치원도 예외가 아닙니다.
한 유치원 교사가 명문대를 나왔다는 학부모로부터 당한 갑질을 녹음한 파일이 공개돼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박은채 기자입니다.


【 기자 】
경기도의 한 공립유치원 교사 A씨는 과거 임신 중 학부모 B씨로부터 지속적인 괴롭힘과 신고 협박을 당했습니다.

사건은 학부모가 아이를 다른 반으로 가라고 했냐고 쏘아붙이는 상황부터 시작됐습니다.

"(우리 아이) 다른 반으로 가라고 하셨어요?"
"아니요 어머니!"

"아이가 집에와서 정말 자지러지게 우는 데도 아니에요?"
"아니에요 어머니, 안 그랬어요."

선생님이 그랬다는 아이의 말을 다시 듣고 온 학부모는 황당한 폭언을 시작합니다.


"당신 어디까지 배웠어요? 내가 카이스트 경영대학 나와가지고 MBA까지 그렇게"

"선생님 계속 이렇게 하시면은 선생님 위험해요 되게~."

임신 중 극단적인 선택까지 생각했다는 유치원 교사는 실질적으로 교사를 보호할 장치가 없었다고 토로했습니다.

"개인번호를 비공개하라는 공문이 몇 번 왔어요. 유치원에 반이 몇 개 있는데 나 혼자만 번호 공개를 안하면 저만 타깃이 되는 거에요. 뭐 대단하다고 공개 안 하냐고."

한국교총은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교권을 보호할 제도 마련과 교사 개인 전화번호 비공개를 포함한 요구사항을 정부에 제안했습니다.

MBN뉴스 박은채입니다. [icecream@mbn.co.kr]

영상편집: 이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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