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오세훈 "외국인 가사 도우미, 노예·인권 침해 운운 지나쳐"
입력 2023-08-01 15:41  | 수정 2023-08-01 15:48
자료사진 = MBN
"월급 100만 원, 필리핀 등 현지 임금의 몇 배 수준"
"황무지에서 작은 낱알 찾는 마음"
"최악의 출생률…한가하지 않다"

정부가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외국인 가사 도우미 시범사업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이르면 올해 안에 필리핀 등 외국인 가사 도우미 100명이 시범적으로 서울의 가정에서 가사·육아 서비스를 시작합니다.

이를 두고 한국인 가사 도우미 노동자가 2019년 15만 6,000명에서 지난해 11만 4,000명으로 크게 줄어드는 등 내국인 만으로는 가사 도우미 인력 수급이 어렵다며 해당 제도의 취지에 공감한다는 찬성 의견과 외국인 가사 도우미를 믿고 아이를 맡길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 뿐만 아니라 사실상 '신(新) 노예제도'나 다름없다는 반대 의견이 맞서고 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 / 사진 = 연합뉴스


지난해 9월 국무회의에서 외국인 가사 도우미 도입을 처음 제안했던 오세훈 서울시장은 오늘(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시범 사업 참여가 유력한 필리핀은 1인당 GDP가 3500달러로 우리의 10분의 1 정도"라며 "이 분들에게 월급 100만원은 자국에서 받을 수 있는 임금의 몇 배 수준일 텐데 이를 두고 노예, 인권 침해 운운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반박했습니다.

오 시장은 "제가 지난해 제안해 사회적 논의가 시작됐지만 비판론도 존중한다"면서도 "다만 제안 취지를 다시 돌아봤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맞벌이 부부가 육아 도우미를 구하려면 300~500만 원이 든다. 상당수는 비싸서 포기하게 된다"며 "평판 좋은 도우미는 '3대가 덕을 쌓아야 만날 수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인력 부족도 심각하다"고 짚었습니다.

그러면서 "외국인 도우미는 비용과 인력부족 두 가지 이유로 도입해보자는 것이었다"며 "특히 비용 때문에 출산을 포기했던 많은 맞벌이 부부에게 외국인 도우미라는 새로운 선택지를 주고 싶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오 시장은 "국내 최저시급을 적용하면 월 200만 원이 넘는다"며 "문화도 다르고 말도 서툰 외국인에게 아이를 맡기며 200만 원 이상을 주고 싶은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오 시장은 어제(지난달 31일) 한국지역민영방송협회 특집 대담을 통해 "(월급을) 100만 원 정도로 낮추면 가장 좋은데 우리나라는 최저임금법 때문에 200만 원으로 일단 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오 시장은 "황무지에서 작은 낱알을 찾는 마음으로 이 제도를 제안했다"며 "역사적인 최악의 출생률을 기록하고 있는 한국은 일부 부작용이 예상된다는 이유로 새로운 시도를 포기할 만큼 한가하지 않다"면서 "이제 시작이니 정부와 함께 정책의 실효성을 높여나갈 수 있게 준비하겠다"고 전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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