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100만 원, 필리핀 등 현지 임금의 몇 배 수준"
"황무지에서 작은 낱알 찾는 마음"
"최악의 출생률…한가하지 않다"
"황무지에서 작은 낱알 찾는 마음"
"최악의 출생률…한가하지 않다"
정부가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외국인 가사 도우미 시범사업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이르면 올해 안에 필리핀 등 외국인 가사 도우미 100명이 시범적으로 서울의 가정에서 가사·육아 서비스를 시작합니다.
이를 두고 한국인 가사 도우미 노동자가 2019년 15만 6,000명에서 지난해 11만 4,000명으로 크게 줄어드는 등 내국인 만으로는 가사 도우미 인력 수급이 어렵다며 해당 제도의 취지에 공감한다는 찬성 의견과 외국인 가사 도우미를 믿고 아이를 맡길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 뿐만 아니라 사실상 '신(新) 노예제도'나 다름없다는 반대 의견이 맞서고 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 / 사진 = 연합뉴스
지난해 9월 국무회의에서 외국인 가사 도우미 도입을 처음 제안했던 오세훈 서울시장은 오늘(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시범 사업 참여가 유력한 필리핀은 1인당 GDP가 3500달러로 우리의 10분의 1 정도"라며 "이 분들에게 월급 100만원은 자국에서 받을 수 있는 임금의 몇 배 수준일 텐데 이를 두고 노예, 인권 침해 운운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반박했습니다.
오 시장은 "제가 지난해 제안해 사회적 논의가 시작됐지만 비판론도 존중한다"면서도 "다만 제안 취지를 다시 돌아봤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맞벌이 부부가 육아 도우미를 구하려면 300~500만 원이 든다. 상당수는 비싸서 포기하게 된다"며 "평판 좋은 도우미는 '3대가 덕을 쌓아야 만날 수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인력 부족도 심각하다"고 짚었습니다.
그러면서 "외국인 도우미는 비용과 인력부족 두 가지 이유로 도입해보자는 것이었다"며 "특히 비용 때문에 출산을 포기했던 많은 맞벌이 부부에게 외국인 도우미라는 새로운 선택지를 주고 싶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오 시장은 "국내 최저시급을 적용하면 월 200만 원이 넘는다"며 "문화도 다르고 말도 서툰 외국인에게 아이를 맡기며 200만 원 이상을 주고 싶은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오 시장은 어제(지난달 31일) 한국지역민영방송협회 특집 대담을 통해 "(월급을) 100만 원 정도로 낮추면 가장 좋은데 우리나라는 최저임금법 때문에 200만 원으로 일단 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오 시장은 "황무지에서 작은 낱알을 찾는 마음으로 이 제도를 제안했다"며 "역사적인 최악의 출생률을 기록하고 있는 한국은 일부 부작용이 예상된다는 이유로 새로운 시도를 포기할 만큼 한가하지 않다"면서 "이제 시작이니 정부와 함께 정책의 실효성을 높여나갈 수 있게 준비하겠다"고 전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