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주호민, 제자 대변 치워봤나" 현직 특수교사의 분노
입력 2023-07-31 08:49  | 수정 2023-07-31 09:04
사진 = MBN 자료화면, 페이스북 캡처
경기도교육청 소속 특수교사 "주호민, 금도 넘었다" 비판

유명 웹툰작가 주호민이 자폐 스펙트럼 아들을 담당한 특수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한 가운데, 현직 특수교사가 "아무리 생각해도 금도를 넘었다"라며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경기도교육청 소속 특수교사 배모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주호민과 나'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주호민 작가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배 교사는 주호민 작가를 향해 "당신네 부부, 가슴에 손을 얹고 그 '설리번' 선생님보다 더 고상한 인격자라고 자신할 수 있나"라고 물으며 포문을 열었습니다.

'설리번 선생님'으로 유명한 조앤나 맨스필드 설리번 메이시는 헬렌 아담스 켈러의 스승으로 진정한 교육자의 표본으로 평가받고 있는 인물입니다. 주호민 작가에게 고소당한 특수학급 교사를 두고 동료 교사와 다른 학부모들은 '헬렌 켈러의 설리번'을 연상케 할 정도로 존경받을 만한 분이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배 교사는 스스로 '장애 가족의 일원'이라고 밝히며 "버스에서 대변 본 지적 장애 제자가 놀림받을까봐 손으로 얼른 주워 담은 것 상상해 본 적 있나? 자폐장애 제자가 몰래 자위해서 사정한 것을 어디 여학생이라도 볼까봐 얼른 휴지로 닦고 숨겨줘 본 적 있나?"라고 물었습니다.

이어 "난 그런 게 단 한번도 역겹다고, 더럽다고 생각해본 적 없다"면서 "나 같은 볼품 없는 특수 교사도 그 정도 소명은 영혼에 음각하고 산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분(고소당한 교사)께 오늘이라도 사과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배 교사는 "나도 교사로 살며 말도 안 되는 분에 넘치는 축복과 칭찬 받아봤지만 '설리번'이란 말까진 못 들어봤다"면서 "주호민 당신은 건드리면 안되는 인간의 '자존'을 건드렸다. 제일 추악한 게 밥그릇으로 사람 괴롭히는 것"이라고 분노했습니다.

그는 "이번 일 겪으며 우리 동문들이 그렇게 정신과 많이 다니는 것, 입원까지 한 것을 처음 알았다"면서 "우리 특수 교사 후배들, 그 학력에, 그 월급 받고 차마 못할 일 감당하고 산다"고 울분을 토했습니다.

이어 "주호민 당신이 구상한대로 설리번 선생님 끝끝내 파멸시키면, 나도 사표를 쓸 것이다. 소송의 공포에 시달리느니 스스로 분필을 꺾겠다"고 선포했습니다.

끝으로 배 교사는 주호민 작가에게 "빨리 사과하라"면서 "지금 벌이는 짓이 사람 갈구는 일진 놀음이지, 어디 정상적인 민원인가. 이렇게 한 사람을 파멸시켜서 당신네 부부가 얻는게 뭔가"라고 덧붙이며 글을 마쳤습니다.

사진 = 매일경제

지난해 9월 주호민 작가가 경기도 소재의 한 초등학교 특수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는 사실이 최근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습니다.

아들이 통합학급 수업 중 여학생 앞에서 신체 일부를 노출해 특수학급으로 분리됐는데, 이를 지도하던 특수교사가 단순 훈육으로 보기 어려운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게 주 작가의 입장입니다.

해당 교사는 현재 교육청에서 직위해제 통보를 받았으며, 지난해 12월부터 재판이 진행 중입니다. 동료 교사들과 학부모들은 그가 교단에 복귀할 수 있도록 재판부에 선처를 구하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한 상태입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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