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소상공인③] 열정을 이어간다, 쌍둥이 유기장
입력 2010-03-26 16:55  | 수정 2010-03-26 16:55
【 앵커멘트 】
한 가지 직업을 가지고 평생을 이어가는 일이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죠.
57년간 방짜 놋수저 하나에 대한 열정과 신념을 지켜온 형제가 있습니다.
한규아 리포터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한국의 예스러움이 가득한 한국 민속촌.


어디선가 들려오는 경쾌한 소리가 사람들의 시선을 머물게 합니다.

얼굴도, 키도 똑같은 두 형제가 리듬을 타듯 담금질 된 놋 덩이를 두드리는 소리입니다.

▶ 스탠딩 : 한규아 / 리포트
- "하루에도 수백, 수만 가지의 상품들이 다양한 디자인으로 빠르게 생산되고, 또, 소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 57년간 제대로 된 수저 하나를 만들기 위해 각고의 시간을 나란히 걸어온 형제가 있습니다."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변함없이 망치질을 하는 김상구, 김상국 옹은 국내에 몇 안 남은 쌍둥이 방짜 유기장들입니다.

방짜유기란 구리와 주석의 합금액을 불에 달궈 망치로 여러 차례 두들겨 만든 놋그릇 또는 유기를 말합니다.

김 씨 형제는 온종일 가마의 고열과 씨름하며 망치로 두드리고, 펴고, 깎으며 다듬는 일을 반복합니다.

19살부터 시작해 일흔을 넘기까지 해온 일이기에 방짜 놋수저 만드는 실력만큼은 우리나라 최고를 자랑합니다.

▶ 인터뷰 : 김상구 / 방짜 유기장
- "서로 마음이 맞으니까 집게 잡고 돌리고 한 사람이 큰 망치로 때리고 깎기도 하고 (방짜유기 만드는) 작업을 오늘날까지 하고 있습니다"

방짜 놋수저 하나가 만들어지려면 여러 사람이 한 조를 이루어 조직적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2∼3시간이 넘도록 담금질과 망치질이 이어지고 고도의 노동력과 숙련된 기술도 필요합니다.

작은 숟가락 하나지만 위치마다, 부분마다 깎아내는 칼의 종류도 달라집니다.

▶ 인터뷰 : 김상구 / 방짜유기장
- "기계로 만든 건 색깔이 쉽게 변하고…"

▶ 인터뷰 : 김상국 / 방짜유기장
- "(방짜유기 수저는) 변질이 잘 안 되죠"

▶ 스탠딩 : 한규아 / 리포트
- "손가락 마디마디, 깊게 패인 주름이 만큼 오랜 세월 방짜유기만을 고집해 온 쌍둥이 유기장. 제대로 된 방짜유기 하나를 완성하기 위해 이들의 인생은 그 어떤 불가마보다 뜨겁게 타오르고 있었습니다."

지난겨울, 빙판길에 다리를 다친 김상국 옹.

지팡이를 짚고 다닐 만큼 거동이 불편하지만, 그의 망치질은 하루도 멈추지 않습니다.

이렇게 뜨거운 시간을 견디며 탄생한 방짜유기 제품들은 한국 민속촌에서 관광객들에게 판매됩니다.

특히 수저 세트는 튼튼하고 가벼운 방짜 수공예품으로 다른 주물제품보다 저렴해 인기가 높은 편입니다.

방짜 수저 기술 하나에 평생을 바쳐온, 쌍둥이 유기장.

이제 그들의 남은 소원은 제대로 된 후계자를 양성하는 일입니다.

▶ 인터뷰 : 김상국 / 방짜 유기장
- "한 가지 소원이라면 무형문화재로 지정돼서 후계자 양성시켜 놓고 물러났으면 하는 게 바람이죠"

형제의 소망이 하루빨리 이루어지길 바라봅니다.

▶ 스탠딩 : 한규아 / 리포트
- "평생을 바쳐 닦아온 방짜 수공예의 가치가 세상에 전해지는 그 날까지, 김상구, 김상국 유기장 형제의 망치질 소리는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MBN 한규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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