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니코틴 살해' 사건 파기환송…대법원 "살인 단정 못 해"

【 앵커멘트 】
한 30대 여성이 담배 성분인 니코틴이 든 물을 먹여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1, 2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런데 유죄로 확신할 정도로 의문점이 해소되지 않았으니 다시 재판하라며 대법원에서 뒤집혔습니다.
이상협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 기자 】
지난 2021년 5월 A 씨는 남편에게 세 차례에 걸쳐 니코틴 원액이 든 음식과 물을 먹여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습니다.

피해자는 아내가 만든 죽을 먹고 극심한 통증을 호소해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은 뒤 집에 돌아왔습니다.

남편은 집에 온 뒤 아내가 준 찬물을 마시고 니코틴 중독으로 숨졌는데 남편은 8년 전에 담배를 끊은 상태였습니다.

A 씨는 재판 과정에서 혐의를 부인하면서 남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거나 실수로 니코틴 원액을 마셨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1심은 음식과 물을 통한 범행을 모두 인정했지만, 2심은 음식에는 치사량에 이르는 니코틴이 담기지 않았다고 보고 찬물을 통한 범행만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다른 경위로 남편이 니코틴을 음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물컵에 마시지 않고 남은 물이 상당히 많았고, A 씨가 사전에 범행을 준비한 정황도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봤습니다.

▶ 인터뷰(☎) : 문건일 / 변호사
- "피해자가 니코틴 중독으로 사망한 증거 자체는 있지만 그게 피고인이 피해자한테 찬물에 니코틴을 타서 줬다라고 볼 만한 증거들이 부족하다고 본 거죠."

▶ 스탠딩 : 이상협 / 기자
[lee.sanghyub@mbn.co.kr]
- "법조계에서는 수사기관이 새로운 증거를 제시하지 못할 경우 다시 이뤄질 재판에서 A 씨가 무죄를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MBN뉴스 이상협입니다."

영상취재 : 이우진 기자
영상편집 : 김미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