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장 재선을 위해 권리당원 수 천 명을 불법 모집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서양호 전 서울 중구청장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옥곤 부장판사)는 지난 2021년 중구청 공무원 등 100여 명을 동원해 권리당원 2천 3백 여 명을 모집하고 불법 경선운동을 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서 전 구청장에게 징역 1년 6개월과 자격정지 2년을 선고했습니다.
범행에 관여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전 비서실장과 정책특보, 중구청 공무원 등 8명에게는 가담 정도에 따라 징역 6개월∼1년을 각각 선고하면서 모두 2년간 집행을 유예했습니다.
재판부는 이들이 당내 경선을 위해 신규당원을 모집하는 방법으로 위법행위를 했고 범행 과정에서 공무원 지위를 이용해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선거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죄질이 나쁘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행사에서 피고인의 발언을 들었던 사람들은 개인 업적으로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며 각 행사 발언이 선거법이 금지한 업적홍보에 해당하고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예정된 경선이 이뤄지지 않아 피고인들이 모집한 당원이 실제 당내경선에 활용되지는 않은 사정은 유리하게 작용됐지만 당원 명단이 일부 포함된 유권자 데이터베이스(DB)가 선거운동에 활용된 점을 고려할 때 당내경선이 실시되지 않은 게 피고인들의 책임을 크게 줄이지는 않는다고 재판부는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서 전 구청장을 범행의 최종적인 책임자이자 수익자로 판단하고 이 사건이 구청장의 승인 하에 구청 내에서 조직적·계획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봤습니다.
서 전 구청장은 지난해 6·1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단수 후보로 공천됐으나 본선에서 국민의힘 김길성 후보에게 489표 차로 져 연임하지 못했고, 같은해 4월20일 서울특별시 선거관리위원회는 서 전 구청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 박은채 기자 icecream@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