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차 발판 위 환경미화원,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다리 절단

노조 "과중한 업무 끝내려면 어쩔 수 없이 타는 상황"

청소차량 뒤편 발판에 올라탄 채 일하던 60대 환경 미화원이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다리를 절단하는 중상을 입었습니다.

어제(25일) 경찰과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그제(24일) 오후 10시 30분쯤 서울 구로구 구로디지털단지 내 도로에서 만취 상태로 차를 몰던 김모(45) 씨가 좌회전을 하려고 대기 중이던 구청 청소차를 들이받았습니다.

이 사고로 청소차 적재함 뒤편 작업 발판에 매달려 있던 미화원 김모(68) 씨가 다발성 골절상을 입어 왼쪽 다리를 절단했습니다. 김씨는 현재 중앙의료원 중환자실에 입원 중입니다.

운전자 김씨는 사고 직후 50ｍ가량 달아나다가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현행범으로 체포됐습니다.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기준 0.08%의 배를 웃도는 0.202%로 측정됐습니다. 경찰은 운전자를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노조는 이를 두고 과중한 노동으로 인한 "예견된 산업재해"라고 지적했습니다.

노조는 "청소차 뒤편 작업 발판에 올라타는 건 불법이지만 과중한 업무를 끝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타는 상황"이라며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선 청소차량 작업 발판뿐만 아니라 과중한 노동의 원인을 없애야 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승지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eungjilee@kaka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