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강남 납치살해 주범, 북파공작원 출신"

공동 피고인 이모 씨에 대한 증인 신문 진행
"황대한이 '운전만 해주면 된다'고 해 범행 가담"
'북파공작원 알고 있었냐'는 질문에는 "알고 있었다"

올해 3월 발생한 '강남 납치·살해' 사건의 주범 이경우(35)가 북파 공작원 출신인 점이 재판 과정에서 드러났습니다.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9부(재판장 김승정) 심리로 열린 이경우 등 7명의 2차 공판에선 공동 피고인 이모(23) 씨에 대한 증인 신문이 진행됐습니다. 이 씨는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피해자의 사무실, 주거지 등에서 미행·감시한 혐의를 받는 인물입니다.

당초 이 씨는 주범 황대한의 제안으로 이 사건 초반 피해자들을 감시하다 범행 직전 이탈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범행 동기를 묻는 검찰에게 이 씨는 "황대한이 자신에게 코인을 많이 갖고 있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의 코인을 같이 빼앗을건데, 너는 운전만 해주면 된다고 말해 범행에 가담하게 됐다"고 답했습니다.

'강남 납치·살해' 사건의 주범들. 왼쪽부터 이경우, 황대한, 연지호. / 사진 = 연합뉴스

이날 재판에서는 공범들이 범행을 계획하며 나눈 대화도 공개됐습니다.

공개된 녹음 파일에는 범행 직전인 3월 25일 연지호가 이 씨에게 전화를 걸어 "평택에서 넘어와라. 마지막 하고 시마이(마무리) 짓자"고 하는 등 이 씨를 회유한 정황이 담겼습니다.

"렌트를 한 다음 땅을 파자"는 내용도 담겼는데, 해당 발언의 취지를 묻는 검찰의 질문에 이 씨는 "피해자를 암매장하려고 한 건 아니고 그저 영화에 나오듯이 협박하려고 한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이들이 경기 양평군에서 범행을 저지르려다 미수에 그친 점도 드러났습니다.

연지호는 이 씨에게 "양평 갔던 날이 너무 아쉽다. 애XX 있다는 이유로 아무것도 못 했잖아"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검찰이 '당시 피해자가 자녀와 동행해 범행을 하지 못 한 것이냐'고 묻자 이 씨는 "그런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검찰은 이 씨에게 "이경우가 북파공작원 출신이라는 걸 알고 있었냐"고 묻기도 했습니다.

이 씨는 "알고 있었다"면서 "하지만 범행을 직접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