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신림 피해자 유족 "동생 돌봐온 가장, 저렴한 원룸 구하려다 그만…"
입력 2023-07-24 08:45  | 수정 2023-07-24 09:09
서울 관악구 신림역 인근 상가 골목에 마련된 흉기난동 사건으로 숨진 20대 남성을 추모하는 공간을 찾은 시민들이 고인의 명복을 빌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갱생 가장해 사회 나올까 두렵다”
피해자 유족, 사형 선고 청원 나서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일어난 무차별 흉기 난동 사건의 피해자 유족이 피의자 조 모 (33)씨에 대한 사형 선고를 요청했습니다.

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자신을 피해자 사촌 형이라고 밝힌 청원인 김 모 씨는 신림동 칼부림 사건의 가해자가 다시 사회에 나와 또다시 억울한 사망자가 나오지 않도록 사형이라는 가장 엄정한 처벌을 요청한다”고 밝혔습니다.

김 씨는 피해자가 정말 착하고 어른스러웠다”며 그가 부모님을 대신해 동생을 돌봐온 가장이었다고 소개했습니다.

이어 고인의 어머니는 고인이 수능을 보기 3일 전, 암 투병 끝에 가족의 곁을 먼저 떠나셨다”며 당시 고인은 고3이었지만, 어머니 빈소를 끝까지 지키며 중학생인 남동생을 위로했다”고 적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서울에 있는 희망 대학교에 진학했고, 외국에서 일하는 아버지를 대신해 과외와 아르바이트로 학비와 생활비를 벌어온 대학생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신림동이 고인의 생활반경은 아니었지만, 저렴한 원룸을 구하기 위해 부동산을 방문했다가 변을 당했다고 했습니다.

피해자 유족이 국회 홈페이지에 올린 청원. / 사진=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

김 씨는 악마 같은 피의자는 동생을 처음 눈에 띄었다는 이유로 무참히 죽였다. 고인은 13회나 칼에 찔려 목, 얼굴, 팔 등이 칼에 관통됐고, 폐까지 찔려 CPR(심폐소생술)조차 받지 못하고 만 22세의 나이에 하늘의 별이 됐다”며 애통해 했습니다.

이어 고인의 동생은 유일한 버팀목이었던 형을 잃었다. 고인의 동생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며, 피의자를 절대 세상 밖으로 내보내지 말아 달라고 한다”고 전했습니다.

또 유족들은 갱생을 가장한 피의자가 반성하지도 않는 반성문을 쓰며 감형받고 또 사회에 나올까 봐 두려움에 떨고 있다”며 이미 다수 범죄 전력이 있는 33살 피의자에게 교화되고 개선될 여지가 있다며 기회를 또 주지 않도록 관심이 필요하다”고 호소했습니다.

해당 청원은 현재 100명의 사전 동의를 얻어 곧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에 공개될 예정입니다.

행인을 상대로 무차별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살해하고 3명을 다치게 한 조 모 씨가 지난 23일 서울중앙지법에 열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관악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한편 피의자 조 씨는 지난 21일 신림동 인근 한 골목에서 20대 남성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뒤 30대 남성 3명에게 잇따라 흉기를 휘두른 혐의(살인·살인미수)를 받습니다.

조 씨는 앞선 경찰 조사에서 나는 불행하게 사는데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고 분노에 가득 차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법원은 도주할 우려가 크다며 조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경찰은 구속된 조씨를 상대로 자세한 범행 경위 등을 계속 조사할 방침입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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