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이른바 '뇌 먹는 아메바'에 감염돼 숨지는 사례가 또 발생했습니다.
현지 시간 22일 CNN 방송에 따르면 미국 네바다주 보건당국은 최근 2살 아이가 '뇌 먹는 아메바'에 감염돼 사망했습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이 아이의 사망 원인이 '뇌 먹는 아메바'로 알려진 네글레리아 파울러리(Naegleria fowleri)라고 확인했습니다.
현재로선 이 아이가 링컨 카운티의 천연 온천인 애쉬 스피링스에서 아메바에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네글레리아 파울러리는 물 속에서 사람의 코를 통해 뇌에 침투해 세포를 파 먹고 부종을 일으키는데, 발병할 경우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 보건당국은 "네글레리아 파울러리는 환경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미세한 단세포로 살아있는 아메바"라며 "이 아메바는 뇌 조직을 파괴하고 아메바성 뇌수막염이라는 매우 심각한 희귀 뇌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1962년부터 2020년 사이 네글레리아 파울러리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환자 151명 가운데 147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단 4명만 생존한 겁니다.
미국에서는 이 아메바로 인한 피해 사례가 종종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날 알려진 2살 아이의 사망 외에 지난해 10월에는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수에서 네글레리아 파울러리에 노출된 10대 아이가 숨졌습니다.
이에 앞선 같은 해 7월에는 미국 아이오와주에서 한 여성이 호수에서 수영한 후 이 아메바에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12월 첫 감염 사례가 확인된 바 있습니다.
네글레리아 파울러리에 감염된 50대 내국인이 뇌수막염 증상을 보인 끝에 사망했습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 환자는 4개월 동안 태국에 머물다 지난해 12월 10일 귀국했는데, 귀국 당일 저녁부터 이상을 느낀 뒤 다음날 뇌수막염 증상으로 응급실로 이송돼 치료를 받다 약 열흘 후인 21일 숨졌습니다.
환자의 검체를 검사한 방역당국은 "기존 해외에서 보고된 뇌수막염 환자에게서 분석된 파울러자유아메바(네글레리아 파울러리) 유전자염기서열과 99.6% 일치했다"고 밝혔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