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천만 원 '반려견 결혼식' 연 인도네시아 대통령실 직원...비난 쇄도
입력 2023-07-21 14:34  | 수정 2023-07-21 14:51
지난 1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한 쇼핑몰에서 열린 반려견 결혼식에서 암컷 알래스칸 맬러뮤트 루나가 자바 전통 혼례복을 입고 앉아 있다./사진=연합뉴스


인도네시아 대통령실에서 일하는 한 공무원이 2천만 원에 가까운 거액을 들여 초호화 '반려견 결혼식'을 열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오늘(21일) 일간 콤파스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한 쇼핑몰에서 대형견인 알래스칸 맬러뮤트 조조(수컷)와 루나(암컷)의 결혼식이 열렸습니다.

조조와 루나는 자바 전통 혼례복을 입고 주인들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결혼식을 진행했습니다. 이 행사에는 2억 루피아(약 1천714만 원)가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사진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되면서 많은 사람의 질타를 받았습니다.


사람이 아닌 개에게 자바 전통 혼례 복장을 입혀 모욕했다는 것입니다. 이슬람 문화권에서 개는 정결하지 못한 동물로 취급받습니다.

자신의 사치를 과시한 것도 문제가 됐습니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인구 2억 7천만 명 중 16%는 하루 소득이 3.2달러(약 4천100원) 이하인 빈곤층입니다. 빈곤층의 10년 치 소득보다 많은 돈을 반려견을 위한 하루 이벤트에 사용했다며 비난을 받은 것입니다.

특히 암컷 개 루나의 주인인 인디라 랏나사리 씨는 인도네시아 대통령실에서 일하는 직원인 것이 알려지면서 더 논란이 됐습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지난 3월 연설을 통해 공무원들에게 SNS를 비롯해 부적절한 방식으로 사치스러운 생활을 과시하지 말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결국 성난 국민들의 반발에 견주들은 지난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했습니다. 이들은 "자바 문화를 모욕할 생각이 전혀 없었으며 오히려 자바의 결혼식 문화를 알리기 위한 이벤트였다"라고 해명했습니다.

[김가은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ke399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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