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인 A 씨 "변 처리를 쉽게 하려고 패드 조각을 항문에 넣었다"
뇌병변 장애를 앓아 거동이 어려운 환자의 항문에 위생 패드 조각을 집어넣은 60대 간병인이 법정에서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오늘(20일) 인천지법 형사4단독 안희길 판사 심리로 열린 첫 재판에서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간병인 A(68) 씨의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그는 수사 과정에서 "C 씨가 묽은 변을 봐서 기저귀를 자주 갈아야 했다"라며 "변 처리를 쉽게 하려고 패드 조각을 항문에 넣었다"라고 진술했습니다.
시설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혐의(장애인복지법 위반)로 불구속 기소된 병원장 B(56) 씨의 변호인은 "다음 공판 때 공소사실과 관련한 의견을 밝히겠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다만 앞서 "B 씨는 (A 씨를) 관리·감독할 지위에 있지 않다"라며 공소사실에 대해 부인하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했습니다.
검찰은 A 씨가 지난 4월 24일부터 5월 4일까지 인천시 남동구 모 요양병원에서 뇌병변 환자 C(64) 씨의 항문에 여러 차례에 걸쳐 위생 패드 10장을 집어넣으며 상해를 입힌 혐의로 구속 기소했습니다.
지난 5월 C 씨가 폐렴 증상으로 길병원으로 전원돼 치료를 받던 중 C 씨의 딸이 그의 항문에서 위생패드 조각을 발견하며 A 씨의 범행이 드러났습니다.
그는 병상에 까는 패드를 가로·세로 약 25㎝ 크기의 사각형 모양으로 잘라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 씨의 범행으로 C 씨는 항문 열창과 배변 기능 장애를 앓게 됐으며, 이후 병세가 악화해 대학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이승지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eungjilee@kaka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