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견학하다가 월북한 주한미군 이등병의 얼굴이 공개됐습니다.
미국 위스콘신주 ABC방송 계열 WISN-TV는 현지 시간 18일 23세 월북 장병 트래비스 킹(Travis King)의 모친을 인터뷰하면서 킹의 사진을 방송에 내보냈습니다.
킹의 어머니는 "(아들이) 그럴 리가 없다. 그런 짓을 벌였을 것이라 상상도 할 수 없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아들이 자랑스럽다"며 "아들이 미국 집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간절히 말하기도 했습니다.
킹은 JSA를 견학하던 중 무단으로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월북했습니다.
미 언론들은 킹이 한국에서 폭행 혐의로 구금됐다가 풀려난 뒤 군 징계를 받기 위해 텍사스 포트 블리스 기지로 송환될 예정이었다고 보도했습니다.
킹은 지난해 10월 8일 폭행 사건 신고를 받고 출동한 순찰차 뒷좌석 문을 걷어차 망가뜨린 혐의로 기소돼 올해 초 벌금 500만 원을 받은 바 있습니다. 이와 별개로는 지난해 9월 25일 홍대 인근의 한 클럽에서 술을 마시다 시비가 붙은 한국인의 얼굴을 때린 혐의로도 기소됐습니다.
킹이 헌병 호송을 받아 공항 보안 검색대까지 통과했지만 비행기에 타지 않고 도주한 뒤 이후 판문점 견학에 참여한 건데, 미군 당국은 호송 인력이 따라갈 수 없는 공항 세관에서 도망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공항 탈출 후 판문점 견학단에 참여하는 과정은 의문으로 남아있습니다.
킹과 같은 견학 그룹에 속해있었다는 목격자는 "이 남성이 갑자기 크게 '하하하' 웃더니 건물 사이로 뛰어갔다"고 증언했습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JSA를 견학 중이던 우리 군인 중 한 명이 고의로 허가 없이 군사 분계선을 넘었다"고 인정했습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국방부가 북한과 연락을 취하고 있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은 해당 상황을 보고 받았으며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탈북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본인이 어떤 이유로 월북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며칠 지나면 자신이 잘못된 선택을 했다는 것을 금방 알게 될 것"이라며 "평양에서 미국의 영사업무를 하던 스웨덴 대사관도 코로나 때문에 임시 폐쇄된 상태다. 그의 의사를 확인하려면 중국, 러시아, 베트남. 쿠바 등 공산권 국가 아니면 이란이나 시리아 같은 반미적인 나라 대사관을 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