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이른바 '폭우 골프'로 국민의힘의 진상 조사를 받게 됐습니다. 홍 시장은 "국민 정서법에 기대어 정치하지 말아야 한다"며 "대구시 재난 대비 메뉴얼에 어긋난 행동을 한 일이 없다"고 재차 잘못한 게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홍 시장은 지난 15일 오전 대구 동구 도학동 소재 팔공 컨트리클럽에서 골프를 치다가 폭우로 1시간 여만에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민의힘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오늘(18일)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우리 당은 이 사안을 굉장히 엄중히 바라보고 있다"며 "우선시해야 할 것은 사건의 진상 파악"이라고 말했습니다. 진상 조사를 통해 사실 관계를 먼저 파악한 이후에 후속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도 이날 회의에서 "이럴 때일수록 언행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당 소속 의원들은 물론이고 당협위원장, 지방자치단체장, 정부 관계자 또한 부적절한 언행으로 물의를 빚는 일이 없도록 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에둘러 비판했습니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국민의 대표로서 국가적 재난 상황에 국민에 비해 (더) 헌신해야 할 공직자가 그 책임을 다하지 못함은 물론,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고 나서도 반성할 줄 모르는 적반하장 행태를 보여 국민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고 홍 시장을 향한 직접적인 비판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국민 정서법에 기댄 정치는 좀 그래"
홍 시장은 자신의 행동이 "부적절하지 않았다"고 강하게 반박하고 있습니다.
어제(17일) 오후 "전국을 책임진 대통령도 아니고 나는 대구시만 책임지는 대구 시장이다. 내가 맡고 있는 대구시는 지금까지 수해 대비 철저히 하고 있다. 이제 그만 트집 잡아라"고 꼬집은 데 이어 오늘도 "나는 대구시 재난대비 메뉴얼에 어긋난 행동을 한 일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홍 시장은 "호우경보가 발효 되면 부단체장이 업무 총괄하고 단체장은 부여된 역할이 없다. 더구나 정상 근무나 자택 대기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그게 대구시 재난대비 메뉴얼"이라며 "그러나 그 업무총괄이라는 것은 평시에도 늘 하는 것이고 주말에도 나는 주중과 똑같이 업무총괄을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비상 근무 2단계시는 재난 안전실을 중심으로 65명 정도가 조를 짜서 근무 하고 부단체장은 상황이 있을 때 단체장에게 통신으로 보고를 하거나 직접 현장에 나간다"며 "비상 2단계 발령시 단체장은 관례상 위수지역만 벗어나지 않으면 무얼하던 상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비상 3단계때 비로소 단체장이 업무총괄을 하는데 당시는 비상 2단계에 불과했다"며 "골프를 이용해서 국민 정서법을 빌려 비난 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아직도 국민 정서법에 기대어 정치 하는 건 좀 그렇다"고 지적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