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 지하차도서 포착된 '역주행' 차량…순간 판단으로 목숨 살렸다

블랙박스 차량 운전자, 역주행으로 지하차도 탈출

폭우로 물에 잠겨 7명이 숨지고 차량 10여 대가 침수된 청주 오송 지하차도 사고 당시 위기 상황을 직감하고 역주행으로 지하차도를 빠져나온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됐습니다.

16일 KBS가 공개한 한 차량 블랙박스에는 지난 15일 오전 8시 40분쯤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 침수 당시 급박했던 탈출 상황이 담겼습니다.

영상 속에는 빗길을 달리던 블랙박스 차량이 지하차도 안으로 진입하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지하차도 안, 빨간색 버스 한 대가 비상등을 켠 채 정차했고, 버스 옆쪽으로는 물이 빠르게 들어찼습니다. 블랙박스 차량 운전자는 다급한 목소리로 주변 차량에 물이 차고 있다고 소리치며 급하게 차량을 돌렸고, 역주행을 감행하며 지하차도를 무사히 탈출했습니다.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15일 오전 8시 40분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가 갑자기 불어난 물로 침수되면서 시내버스 등 차량 10여 대가 고립됐습니다.

지하차도는 인근 미호강이 범람하면서 침수됐습니다.

이날 오전 6시30분쯤 사고가 난 지하차도와 직선거리로 약 600m 떨어진 미호천교의 수위가 홍수경보 수준보다 높아지자, 금강홍수통제소는 관할 구청에 인근 도로의 교통 통제 등이 필요하다고 알렸습니다. 그러나 행정 당국의 교통통제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 사고로 7명이 숨진 채 발견됐고, 9명은 사고 직후 구조됐습니다. 소방 당국은 사고 당일 남성 1명의 시신을 인양했고, 이날 오전 7시26분쯤 침수된 버스에서 시신 5구를 발견했습니다. 이후 오전 8시50분쯤 지하차도 입구에서 남성 시신 1구를 추가로 발견했습니다.

당국은 배수 및 수색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오서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yyoo98@yonse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