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재 전 채널A 기자를 명예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2심 첫 공판에서 검사 측과 최 의원 측이 거친 설전을 주고 받았습니다.
오늘(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2부(최태영·정덕수·구광현 부장판사) 심리로 최 의원의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 항소심 첫 공판이 열렸습니다.
검사 측은 "소위 말로 먹고 사는 정치인, 현역 국회의원, 정치 인플루언서로서 자신의 말과 글로 피해자의 인격을 살해하고도 현재까지 반성은 커녕 사과도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1심 법원이 공적 관심사인 만큼 비방 의도가 없었다고 봐 무죄를 선고했지만 최 의원이 이 전 기자를 공격할 목적으로 허위 글을 게시한 게 명백하다"며 처벌을 요구했습니다.
반면 최 의원 측은 "당시 이 전 기자는 단순한 취재가 아닌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결탁하거나 한 장관의 부추김을 받은 의혹이 있었다"며 "이런 의심에 기초해 이 전 기자의 편지와 발언 내용을 해석한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또 "게시글을 올린 뒤 검찰이 최 의원에 대한 고발장을 작성하도록 종용한 이른바 '고발사주'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며 "현재 진행 중인 고발사주 사건 재판 결과를 기다려달라"고도 말했습니다.
이에 검사 측은 "최 의원 명예훼손 사건은 시민단체의 고소로 진행된 건이고 고발사주 사건은 검찰이 전혀 알지도 못 하는 별개 사건"이라고 재반박했습니다.
검사 측은 최 의원의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외에 형법상 명예훼손 혐의도 추가하는 공소장 변경을 요청했고 재판부는 받아들였습니다.
앞서 최 의원은 지난 2020년 4월 SNS에 '편지와 녹취록상 채널A 이동재 기자 발언 요지'라는 제목으로 "대표님 사실이 아니어도 좋다 당신이 살려면 유시민에게 돈을 줬다고 해라", "검찰에 고소할 사람은 우리가 미리 준비해 뒀다" 라고 썼습니다.
이 전 기자는 2020년 2월 이른바 '신라젠 주가조작 의혹'에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연루됐을 거라고 보고 관계자로 추정된 이철 전 벨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에게 편지를 보내고, 이 전 대표 대리인인 지 모 씨 를 만났습니다.
이를 두고 최 의원이 이 전 기자가 이 전 대표에게 보낸 편지와 지 씨와의 대화 녹취록에 있는 내용이라며 해당 글을 올렸는데 실제 내용과 달랐던 만큼 검찰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최 의원을 기소했습니다.
지난해 10월 1심 법원은 최 의원에게 무죄를 선고했고 검사 측의 항소로 2심 재판이 시작됐습니다.
다음 공판은 다음달 23일 열릴 예정입니다.
[우종환 기자 woo.jonghwa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