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소리가 맞지만, 이런 통화를 했는지 잘 기억이 안 납니다. 뭐 당시에 통화를 했을 것 같습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고발 사주 의혹의 핵심 증거로 제출된 조성은 씨와의 통화 녹취를 법정에서 직접 청취한 뒤 이같이 말했습니다.
김 의원은 오늘(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옥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손준성 검사의 공무상비밀누설 등 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김 의원은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민주당 인사가 피고발인으로 돼 있는 1차 고발장 등을 손 검사로부터 받아 당시 미래통합당 당직자였던 조 씨에게 건넸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조 씨는 김 의원으로부터 받은 고발장 텔레그램 메시지에 ‘손준성 보냄이라는 표시가 남아있다며 고발 사주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이날 법정에서는 2020년 4월 김 의원과 조 씨가 통화한 녹취록이 증거로 제시됐습니다. 이 통화에서 김 의원은 ‘검언유착 의혹 관련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와 당시 한동훈 검사장과 한 전화통화 내용이 조작됐다고 주장하며 고발장 초안을 아마 저희가 일단 만들어서 보내드리겠다”고 말하는 대목이 담겼습니다.
김 의원은 ‘저희 주체를 묻는 공수처 검사를 향해 저와 제보자를 합쳐 ‘저희일 텐데, 당시 채널A 사건 관련 제보는 여의도 정치부 기자, 서초동 (법조) 기자, 민주당 고위 관계자 등 복합적”이라며 고발장 초안을 누구에게 받았는지도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텔레그램에 ‘손준성 보냄이란 문가 첨부돼 있다는 점을 근거로 ‘저희가 김 의원과 손 검사를 말한 것 아니냐는 거듭된 물음에는 그럴 가능성이 상당히 낮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부분이 핵심일 텐데 만약 이게 대검에서 온 것이라 인식했다면 (내) 행위 자체가 달라졌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당시 선거를 앞둔 상황이라 바쁜 상태에서 제보자로부터 받은 자료를 그대로 조 씨에게 전달했을 뿐이라며 제보자는 복합적이며 고발장 초안을 누구에게 받았는지도 알 수 없다는 취지로 해석됩니다.
아울러 손 검사를 ‘준성아라고 부르며 친분이 있는 건 맞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첫인사를 한 2019년 7월쯤을 마지막으로 2020년 4월 15일 총선 전까지 연락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고발 사주 건은 2020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검찰이 당시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의원 후보였던 최 의원과 유시민 당시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범민주당 인사에 대한 고발을 사주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합니다.
공수처는 손 검사를 기소하며 김 의원이 공범이라고 공소장에 적시했지만, 다만 검찰은 이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 등으로 불기소 처분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