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주질환 있는 노인은 왼쪽 해마 용적 빠른 속도로 위축"
노인의 치아 건강 악화가 뇌의 기억 중추인 해마(hippocampus)의 위축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일본 도호쿠(東北) 대학 치과대학원의 야마구치 사토시 교수 연구팀이 인지기능이 정상인 노인 172명(55세 이상)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그제(8일) 보도했습니다.
이들은 연구 시작 때 치과 검사와 기억력 테스트를 받았습니다.
이와 함께 뇌 MRI를 통해 뇌의 기억 중추인 해마의 용적이 측정됐습니다.
그로부터 4년 후 해마 용적 측정을 위한 또 한 차례의 뇌 MRI가 시행됐습니다.
또 남아있는 치아가 몇 개인지, 치주질환이 없는지 재차 치과 검사를 받았습니다.
그 결과 가벼운 치주질환이 있고 건강한 치아의 수가 적은 노인과 건강한 치아의 수는 많되 치주질환이 심각한 노인은 왼쪽 해마의 용적이 빠른 속도로 위축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치주질환은 치아를 둘러싸고 있는 조직과 뼈가 염증으로 손상되는 질환입니다.
가벼운 치주 질환이 있는 노인은 치아가 하나 줄어들 때마다 해마의 용적은 1년의 뇌 노화에 해당하는 만큼 줄어들었습니다.
치주 질환이 심각한 노인은 남아 있는 치아가 하나 더 많아도 해마의 용적은 1.3년의 뇌 노화에 해당하는 만큼 줄었습니다.
이는 남아있는 치아가 더 많은 것이 중요하지만 심각한 치주질환이 있으면 남아 있는 치아가 하나 더 많아도 뇌에는 해롭다는 의미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습니다.
치주질환을 일으키는 병원균이 뇌를 침범해 뇌의 신경조직을 손상할 수도 있지만 치아의 수가 줄어도 치아의 씹는 동작이 뇌에 미치는 자극이 줄어들면서 뇌 위축이 올 수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알츠하이머병 협회(Alzheimer's Association)의 퍼시 그리핀 박사는 구강 건강과 인지기능 사이에 연관이 있다는 또 하나의 증거라고 논평했습니다.
미국 뉴욕에서 패밀리 치과 클리닉을 운영하는 사울 프레스너 박사는 1년에 두 번 치과 진료를 받으면 치주질환의 발생과 진행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신경학회 학술지 '신경학'(Neurology) 최신호에 발표됐습니다.
[김누리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nu11iee9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