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 "수사 중…결과 제대로 안 나왔는데 제보 유감"
강원도 한 육군 전방부대에서 극단적 선택 시도자를 낙상 사고자로 덮은 것 같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육군 모 사단 예하 부대에 근무하는 한 장병은 10일 페이스북 커뮤니티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이하 육대전)에 제보를 통해 이 같은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제보자에 따르면, 해당 부대 소속 A 병사는 지난 2일 오후 7시경 3~4m 높이에서 추락해 폐와 안면부에 큰 부상을 입고 후송됐습니다.
A 병사는 부대에서도 예의주시하던 인물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제보자는 "사고 당일 저녁부터 (부대에서) 전우조 활동을 강조했고, 어길 시 징계한다는 내용이 전파됐다"면서 "3일 추락 장소에는 극단적 선택 예방 포스터를 붙였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5일에는 여단장 방문 후 대대장과 대화가 이뤄졌고, 그날 오후 강당에 집합한 대대 모든 인원에게 대대장이 '극단적 선택 시도가 아닌 낙상사고'라고 발표했다"면서 "그곳에 있던 간부들 모두 당황하는 표정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제보자는 "다시 추락 장소에 가보니 극단적 선택 예방 포스터를 전부 수거했다"면서 "A 병사가 뛰어내린 장소는 펜스가 어깨 높이 이상으로 올라오는 곳이기 때문에 사람이 떨어질 수 없는 구조"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러한 경황을 미루어 볼 때 극단적 시도를 낙상사고로 덮었다는 것이 대대원들의 생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같은 의혹 제기에 해당 부대 측은 "군 수사기관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면밀히 수사 중이고, 수사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며 "해당 인원은 현재 민간병원에서 치료 중이며,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부대는 수사가 진행 중인 사항에 대해 부대원들이 사고원인을 잘못 예단하지 않도록 확인된 사실 위주로 교육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개인 신상과 관련한 사항을 본인 동의를 구하지 않은 채 수사 결과도 정확히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임의로 판단한 내용으로 제보한 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