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준공 반년 만에 금 가고 물 줄줄 샌다…혈세 72억 든 다리 '부실'
입력 2023-07-06 19:00  | 수정 2023-07-06 19:26
【 앵커멘트 】
최근 계속되는 비에 물이 줄줄 새는 다리가 있습니다.
더구나 이 다리는 지난 2020년 수해 복구 예산을 들여 새로 지었는데, 개통된 지 고작 반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새 다리에 안전진단까지 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정치훈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전남 화순의 한 다리입니다.

겉으로 보면 멀쩡해 보이지만, 다리 상판 아래는 상황이 다릅니다.

콘크리트 곳곳에 금이 가 있고, 하얗게 액체가 새어 나온 흔적이 보입니다.


심지어 물방울이 떨어지는 곳도 있습니다.

이른바 백화현상인데, 다리 위로 스며든 물이 시멘트 성분과 반응해 만들어진 탄산가스 결정체입니다.

최근 비가 계속 내리면서 더 심해졌습니다.

▶ 인터뷰 : 최명기 /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
- "전형적인 부실 공사예요. 교량 상부 슬래브(상판)가 완전히 관통되어 있다."

이 정도라면 준공 허가를 내줘서는 안 된다고도 말합니다.

삼천교는 2020년 수해 당시 붕괴가 우려돼 특별재난지역 피해복구 예산 등 72억 원을 들여 지난해 말 개통했습니다.

그런데 불과 반년 만에 부실이 발견된 겁니다.

당장 통행에 지장이 없어 보여도, 다리 수명이 줄거나 차후 안전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 인터뷰 : 송창영 / 광주대 건축학과 교수
- "시공상의 품질이 굉장히 안 좋은 상태네요. 겨울 같은 경우에 동해를 입거든요. 구조적인 문제까지 될 수 있기 때문에…."

▶ 스탠딩 : 정치훈 / 기자
- "같은 시기에 개통한 다른 다리 아래 내려와 있습니다. 이곳은 삼천교와 달리 부실 흔적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부랴부랴 화순군은 정밀안전 진단을 벌여 보수 작업에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 인터뷰 : 화순군청 담당자
- "직접 감독 수행을 안 했거든요. 품질을 확보하기 위해서 책임 감리를 했어요. 관련 법에 따라 행정 조치를…."

수해 때 위험한 다리를 허물고 혈세 수십 억 원을 투입했는데, 결국 부실이 부실을 낳고 말았습니다.

MBN뉴스 정치훈입니다. [pressjeong@mbn.co.kr]

영상취재 : 최양규 기자
영상편집 : 송지영
그래픽 : 이새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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