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가해자 4명 입건…도교육청, 학폭심의위 경미한 처분
피해 학생 폭행 후유증으로 심리 상담·치료 중
피해 학생 폭행 후유증으로 심리 상담·치료 중
경남 창원의 한 기숙형 고등학교에서 여러 명의 학생이 수개월간 한 학생을 폭행하거나 가혹행위 등을 해온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경찰은 후배 고교생을 장기간 괴롭히고 때린 혐의(폭행 등)로 A(16)군 등 고교생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오늘(6일) 밝혔습니다.
이들은 올해 3월부터 2개월간 같은 학교 1학년 후배 B(15)군에 대해 이유 없이 욕설, 구타 등을 한 혐의를 받습니다.
가해 학생들은 밤 시간 B군을 기숙사 밖으로 불러내 둔기로 폭행하고, 특히 B군 몸에 소변을 누거나 침·가래를 뱉는 등 가혹행위를 한 혐의도 적용됐습니다.
심지어 일부는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고 있는 장면을 촬영하거나, 옷장에 가두고 드라이기로 뜨거운 바람을 불어넣어 열고문을 가한 사실도 관할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의 조사 결과에서 확인됐습니다.
이 같은 사실은 B군이 지난 5월 22일 학교를 나와 부모에게 폭행 사실을 알리면서 불거졌습니다.
부모의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교육청에 협조를 요청하는 등 조사에 착수하는 한편 B군에 '스마트 안심워치'도 지급했습니다.
A군 등은 일부 혐의에 대해서 부인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폭행 다수는 학교 기숙사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숙사에는 학생을 관리하는 사감이 있었지만, 가해자와 피해자 학생이 한방을 쓰지 않아 폭행 인지는 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알려줄 수 없다고 말을 아꼈습니다.
도교육청은 지난달 12일과 20일 두 차례에 걸친 학교폭력심의위원회를 통해 가해 학생 4명에게 가해 정도에 따라 6~16일의 출석정지, 학급교체, 특별교육 이수, 보복행위 금지 등의 경미한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어 학교 전교생을 대상으로 한 전수조사를 벌이고 추가 학폭 피해는 없는 것으로 결론내렸습니다.
그러면서 B군과 A군 일행 분리 조처 등을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의 처벌 수위에 대해, 피해 학생 부모는 솜방망이 처벌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B군의 학부모는 경남신문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최소한 전학 처분은 내려질 줄 알았다. 그런데 가해자가 버젓이 같은 학교에 있는데 우리 아이가 어떻게 정상적인 학교 생활을 할 수 있겠냐"며 강력한 처벌을 내려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B군은 폭행 후유증으로 심리 상담과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누리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nu11iee9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