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구 별들'…MZ 조폭, 온라인에 사진 올려 세 과시
입력 2023-07-06 09:08  | 수정 2023-07-06 09:18
수노아파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전국 조폭 회합 사진. / 사진=서울중앙지검 제공
계파 초월…“음성 사업 연대하며 윈윈 전략”

최근 조직 폭력배 ‘수노아파 수십 명이 서울 도심 대형 호텔에서 난동을 부려 조직원 39명이 검찰에 넘겨진 가운데, 수사 과정에서 젊은 조직원들이 유흥주점으로 보이는 곳에서 술판을 벌이는 사진을 확보했습니다. MZ세대의 조직 폭력배가 증가하며 과거와 달리 SNS로 소통하는 등 폭력 조직의 생활상 및 범행 양상의 변화가 두드러집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검사 신준호)에 따르면 MZ세대 조폭들이 정기적 또래 모임을 갖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통상 조직 한 곳에서 대표 한 명이 참석하며 ‘99모임, ‘02모임 등 나이별로 모임에 출석하는 식입니다.

과거 조폭 기수별 모임은 위계 확립 또는 친목에 중점을 뒀습니다. 하지만 최근 또래 모임은 지능화된 범죄 수법을 공유하는 데 초점 맞춰져 있습니다. 대개 불법 사채와 주식 리딩방 사기, 대포폰을 이용한 보이스피싱 등의 수법을 나누고 사업을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생활 양상도 상당 부분 달라졌습니다. SNS를 적극적으로 이용한다는 점입니다. 검찰은 이들이 단체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린 게시물을 확보했는데 사진에는 젊은 남성 10여 명이 유흥주점에 일렬로 앉아 웃고 있습니다. 사진 위에는 ‘국제 마피아, 대신동, 한실, 골보, 남양주, 택사스, 상계, 수노아 등 조직 이름으로 보이는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수노아파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전국 조폭 회합 사진. / 사진=서울중앙지검 제공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가 확보한 전국 조폭 회합 사진. / 사진=서울중앙지검 제공

또 ‘전국구 별들이라고 적거나, 선술집에서 상의를 탈의하고 상반신 문신을 드러낸 채 환호하는 사진도 올라왔습니다. 모임 사진을 공개하며 오히려 세를 과시하는 모습입니다.

검찰 관계자는 요즘은 조폭들이 예전처럼 계파별로 정면승부를 하면 둘 다 조직이 와해된다는 걸 알기 때문에 소위 전쟁이라는 건 잘 하지 않는다”며 대신 불법 성매매 같은 음성적인 사업에 여럿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서로 연대하면서 윈윈 하는 방식을 취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젊은 조폭들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양상입니다. 경찰청에 따르면 조폭 범죄로 검거된 피의자 중 10대는 2018년에서 지난해 100명에서 210명으로 늘었습니다. 이 기간 20대도 837명에서 1,030명으로 높아졌습니다.

검찰은 또래 모임 회합 정황 등 SNS를 통해 조폭 수사에 적극 나서겠다는 방침입니다. 다만 검찰의 직접 수사를 제한하는 이른바 ‘검수완박 법 시행으로 ‘범죄단체 구성활동죄에 대한 수사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검찰 관계자는 옛날 조폭들이라면 SNS에 사진을 올려 세를 과시한다는 건 생각할 수도 없는 얘기”라며 검찰의 조직범죄 직접수사 권한이 없어진 상황이 지속하다 보니 수사기관에 대한 경각심이 약해진 것 같다는 느낌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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