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태 광주고검장(연수원 25기)과 이근수 제주지검장(연수원 28기)이 사의를 밝혔습니다.
검찰 고위직 인사를 앞두고 고검장·검사장급 인사가 잇따라 사의를 표하면서 '내부 교통정리'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조 고검장은 최근 사직서를 제출하고, 오늘(3일) 검찰 내부망에 사직 인사를 올리면서 27년 간의 재직 생활에 대한 소회를 밝혔습니다.
특히 조 고검장은 지난해 민주당 주도의 '검수완박' 과정을 언급하며 "편법을 앞세운 정치권의 공세를 끝내 당해내지 못했다"며 "누구나 알고 있듯이 그 법은 목적과 수단, 내용 등이 모두 정당하지 못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조 고검장은 "제도의 변경만으로는 정치적 중립성이나 수사의 독립성을 완성할 수 없다, 마지막 퍼즐은 사람이 맞춰야 하는 것"이라며 "정치적 상황에 따라 검찰의 입장이 달라져 보이는 '검찰의 정치화'는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이라고 검찰 구성원들에게 당부했습니다.
조 고검장은 2021년 6월 취임한 뒤 지난해 4월 이른바 '검수완박' 입법에 반발해 다른 고검장 5명과 함께 사직서를 냈으나 반려된 바 있습니다.
당시 그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에게 "국민이 그렇게 우습냐"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조 고검장은 경남 함안 출신으로 1996년 수원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해 법무부 법질서선진화과장·범죄예방기획과장, 법무부 정책기획단장, 수원지검 성남지청장, 광주고검 차장검사, 춘천지검장, 대검 기획조정부장 등을 역임했습니다.
이근수 제주지검장 / 사진=연합뉴스
이근수 제주지검장도 사의를 밝혔습니다.
이 지검장은 검찰 내부망 게시판에 사직 인사를 올리면서 "옳고, 합당하며, 명분있는 일에 전력을 다하면서 약자를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씨까지 갖추어 묵묵히 국민의 기본권 보호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수행하는 명예로운 검찰로 지속되기를 역시 응원하겠다"고 언급했습니다.
이 지검장은 2002년 서울지검 서부지청 검사로 임관해 청와대 민정2비서관실 선임행정관, 대검 범죄정보1담당관, 서울중앙지검 2차장, 수원지검 안양지청장, 대검 공판송무부장 등을 역임했습니다.
검찰 고검장·검사장급 인사가 8월 말에서 9월 초에 있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고위급 간부의 사의 표명이 이어지면서 공석 변동에 따라 검찰 하반기 인사 규모도 달라질 거란 전망도 나옵니다.
[길기범 기자 road@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