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잠 안자는 아이 이불 뺏은 교사, 학대일까?...법원 판단은

어린이집에서 만 2세 아동을 돌보다 아동학대로 기소된 보육교사가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법조계에 따르면 오늘(4일) 춘천지법 형사1단독 송종선 부장판사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36)씨에게 벌금 900만원을 선고했습니다.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도 명령했습니다.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로 근무 중인 A씨는 2021년 3월 말부터 그해 5월 초까지 아동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습니다.

검찰은 A씨의 학대 행위가 24차례에 달한다고 집었으나 재판부는 이들 행위 중 5차례만 유죄로 판단하고 나머지는 무죄라고 판단했습니다.

A씨의 행위는 대부분 놀이시간이나 간식·점심·낮잠 시간에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아동들에게 힘을 사용한 일들이었습니다.

이에 재판부는 비슷한 행위여도 그 경위나 A씨가 사용한 힘의 정도 등을 살펴 유무죄를 가렸습니다.

구체적으로 낮잠을 자지 않고 이불을 가지고 장난을 치는 아동으로부터 이불을 빼앗은 뒤 이불을 덮어주었으나 이 과정에서 이불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아동이 이불 위로 넘어지게 한 행동은 학대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아동이 잠을 자지 않자 특별한 이유 없이 이불과 애착 인형을 빼앗고 사각지대로 이동시킨 행위는 학대에 해당한다고 봤습니다.

재판부는 "일부 학대 행위는 훈육 또는 보호 목적이 일부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그 과정에서 다소 우발적으로 미필적인 인식에 따라 저질렀다고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김가은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ke399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