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사라진 천재'…CNN이 추적한 북한 축구선수
입력 2023-07-04 10:33  | 수정 2023-07-04 10:46
사진=연합뉴스
대북제재로 2021년 추방돼
한동안 로마 머물다 이후 행적 묘연

2017년 북한 선수 최초로 이탈리아 축구 리그 세리에A에서 득점을 올리며 활약이 기대됐던 '북한 축구 신성' 한광성의 행방이 묘연합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CNN은 2020년 8월 이후로 공식적인 활동이 없는 북한의 축구선수 한광성을 조명했습니다. '북한 한광성을 둘러싼 미스터리'라는 제목에서 '인민 호날두'로 불렸던 한광성이 세계 축구 무대에 모습을 드러낸 순간부터 흔적이 사라지기까지의 행적을 다뤘습니다.

최전방 스트라이커 한광성의 세계 진출은 2013년 집권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당시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체육강국' 구상에 따라 엘리트 축구선수 육성을 목표로 평양국제축구학교를 설립하면서 싹텄습니다.

개교 후 얼마 되지 않아 스페인으로 14명의 학생이, 이탈리아로 15명이 각각 북한 정부 지원 하에 유학을 떠났습니다.


이들 중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유학한 한광성이 단연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2015년 '이탈리아 사커 매니지먼트'(ISM) 캠프에 참가해 현지에 눈도장을 찍었습니다.

2017년 이탈리아 1부리그 세리아A 소속 칼리아리의 유소년 구단에 정식 입단했고, 곧바로 프로로 승격해 정식 데뷔하고서 1주일 만인 4월 10일 첫 골을 기록하며 공격수로서의 재능을 입증했습니다.

한광성이 페루자 구단 임대를 거쳐 2020년 세리아A의 명문 중 하나인 유벤투스로 이적하면서 그의 커리어는 최정상을 찍었습니다.

불과 일주일 지난 시점 카타르 알두하일 구단에 팔려갔지만, 2023∼2024년 시즌까지 5년간 460만달러(약 61억원)에 달하는 이적료가 지불됐다는 점에서 그가 가치가 인정받았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한광성은 카타르에서도 오래 뛰지 못했습니다. 2020년 8월 21일 21살이던 그는 알아흘리를 상대로 한 시즌 마지막 경기에 나왔습니다. 그는 동료들과 함께 '챔피언'이라고 쓰인 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이후 종적을 감췄습니다.

몇개월 뒤 나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1월 26일 한광성은 알두하일과의 계약이 종료된 후 카타르에서 추방됐습니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한광성은 2021년 평양행 비행기 노선 운항이 재개되기를 기다리며 한동안 로마에 머물렀던 것이 확인됐다고 합니다. 이후 그의 행적은 묘연합니다.

북한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예른 안데르센은 "한광성이 축구를 그만둬야 했다는 것은 유감"이라며 "그에게는 대단한 재능이 있었다"고 아쉬워했습니다.

[정다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azeen9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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