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러브버그에 점령당했다"는 북한산 정상…방제 않는 이유는?
입력 2023-07-03 07:37  | 수정 2023-10-01 08:05

지난해 여름 서울 서북부 일대를 중심으로 출몰하기 시작한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가 북한산 정상을 점령해 등산객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30일 북한산 정상 백운대를 찾은 등산객 A 씨는 자신의 SNS를 통해 러브버그 떼 모습을 공유하며 제가 웬만해서는 벌레를 안 무서워하는데 태어나서 본 벌레 중에 제일 많다. 백운대 정상에 가득하다. 정말로 심각하다”고 말했습니다.

영상에 따르면 러브버그 떼는 북한산 정상 바위가 검게 보일 정도로 뒤덮었고, 등산객 온몸에도 다닥다닥 붙어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이어 A 씨는 방충모 안으로 벌레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그물망을 붙잡고 이거 벗으면 큰일 난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른 등산객인 외국인 여성 B 씨는 지난 29일 어제 북한산에서 러브버그 떼를 경험했다. 이건 한국에서 매우 드문 일”이라며 관련 영상을 올렸습니다.

북한산을 관리하는 국립공원 측은 무차별적인 방충 작업이 부작용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화학적 방역은 시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국립공원공단은 지난 1일 ‘현재 국립공원 내 붉은등우단털파리와 관련해 안내드립니다라는 제하의 글에서 생태계에 영향을 주는 화학적 방제 및 생물학적 방제는 시행하지 않는다”고 전했습니다.

공단은 작년에 비해 고온 다습한 날씨와 장마로 인해 약 작년 대비 열흘 정도 조기 발생했으며 6월 중순에서 7월 초에 집중돼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러브버그는 인간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익충이며 짧은 생활사(수컷 3~5일, 암컷 5~7일)로 인해 7월 초 이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러브버그가 사람에게 직접적인 해를 미치지 않고 오히려 환경 정화에 도움이 되는 익충(益蟲)이기 때문에 생태계 전반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감안해 방제 작업을 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러브버그의 실내 유입을 미리 막기 위해서 방충망의 빈 공간을 막아두거나, 방충망에 출입구 부근 벽 등에 구강 청결제 3스푼과 오렌지 또는 레몬즙을 섞은 물을 뿌려 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권고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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