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자숙한다더니 3주 만에?…승려 신분 정리 안 된 채 재등장한 '도연'
입력 2023-07-02 10:57  | 수정 2023-09-30 11:05
환속 신청했는데 "법사로 살겠다" 선언…'둘째 아이' 의혹엔 여전히 묵묵부답
두 아이의 아버지라는 의혹이 나온 뒤 자숙하겠다던 도연이 승려 신분이 정리되지 않은 채 활동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불교계는 오늘(2일) 도연이 지난달 28일 페이스북에 '강렬하게 타오르는 욕망과 증오로부터 도망가야 합니다'라는 제목으로 동영상을 올렸다고 전했습니다. 지난달 7일 SNS 활동 중단을 선언한 지 3주 만에 다시 활동을 시작한 것입니다.

영상에서 도연은 누군가를 아주 좋아하거나 미워하는 것이 마음에 고통을 준다며 강렬하게 타오르는 감정을 이기기 어려울 땐 "작전상 후퇴를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유튜브 채널에 '고요함의 지혜' 시리즈물 등을 최근 연일 올리기도 했습니다.

카이스트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다 출가해 봉은사에서 명상 지도자로 활동하며 SNS에 올린 글과 동영상 등을 통해 대중에게 알려진 도연은 일련의 사건으로 종단에 부담을 준 것에 책임을 느낀다며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말했지만, 3주 만에 SNS를 재개했고 게시물을 통해 정신 건강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앞서 도연은 둘째 아이가 있다는 의혹이 나오자, 속세로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환속제적원을 교구 본사를 통해 조계종에 제출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아직 승려 신분입니다. 조계종 총무원장이 국외로 출장을 갔고 실무자가 일시적으로 부재해 아직 종단 내부에서 결재가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도연과 관련된 의혹이 사실인지는 아직 규명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조계종 관계자에 따르면, 도연은 호법부 조사에서 '이혼 뒤 전 부인과의 사이에서 둘째 아이를 얻었다'는 의혹이 거짓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종단은 도연에게 유전자 검사로 이를 증명하라고 했지만, 그는 상대방이 응하지 않아 증명할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금도 도연은 SNS 등 일반인에게 노출된 공간에서는 둘째 아이 관련 의혹에 대해 분명히 설명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조계종 승려 신분을 포기하겠다고 신청한 도연은 여전히 승려를 표방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블로그 등에서 자신을 "20대는 석하 스님으로, 30대는 도연 스님으로 살아왔으며, 앞으로는 도연 법사로 살아갈 예정"이라고 소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은 '법사(法師)'를 설법하는 승려, 심법을 전해 준 승려, 불법에 통달하고 언제나 청정한 수행을 닦아 남의 스승으로서 사람을 교화하는 승려 등으로 정의합니다. 즉, 법사도 넓은 의미에서 승려를 뜻한다는 말입니다.

다만, 조계종은 법사를 공식적인 승려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조계종의 한 관계자는 "법사가 원래 승려를 가리키는 말이기는 하지만, 종단에서 법사라는 이름으로 부여하는 공식적인 직책이나 지위는 없다"면서 "최근 재가자 중 일종의 포교사 역할을 하는 분들이 스스로를 법사라고 칭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주나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uliet3122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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