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프랑스 경찰 총에 숨진 10대 장례식…밤새 폭동으로 1,311명 체포
입력 2023-07-02 01:35 
'나엘에게 정의를' 현수막을 들고 있는 투르드프랑스 관객
알제리계 소년 사망 후 나흘 연속 방화·약탈
음바페 등 프랑스 축구대표팀 성명…"폭력은 아무것도 해결 못 해"

프랑스에서 경찰관이 17세 알제리계 소년 '나엘'에게 총을 쏴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한 뒤 나흘 밤 연속으로 폭동 사건이 잇따랐습니다.

2018년 노란 조끼 시위에 이어 다시 한번 폭력 시위를 마주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23년 만의 독일 국빈 방문 일정을 취소하고 대책을 고심하고 있습니다.

경찰 조직을 총괄하는 내무부는 현지시간 1일 오후 트위터를 통해 전날 밤부터 이날 오전 사이 프랑스 전역에서 1,311명을 체포했다고 밝혔습니다.

폭동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다친 경찰과 군경찰은 79명으로, 밤새 자동차 1,350대와 건물 234채가 불에 탔고, 2,560건의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당국은 잠정 집계했습니다.

약탈당한 프랑스 마르세유 상점


폭동은 파리, 리옹, 그르노블, 마르세유 등 전역에서 목격됐는데, 폭동 가담자들은 전자제품 매장, 대형 슈퍼마켓, 담배 가게 등을 약탈했고, 거리에 세워진 자동차에 불을 지르거나, 상점 유리창을 깨뜨리기도 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애초 이달 2∼4일 독일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과 통화를 하고 일정을 미룰 것을 요청했다고 엘리제궁이 밝혔습니다.

나엘 군의 사망 사건을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고 규탄했던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전역에서 폭동이 잇따르자 "청소년의 죽음을 이용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경찰 총에 사망한 나엘 군의 이름이 적힌 벽 옆에 선 경찰관


사회적 현안을 두고 공개적인 발언을 자제했던 프랑스 축구 국가대표팀도 이날 성명을 내어 "폭력으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며 진정과 대화를 촉구했습니다.

대표팀 주장을 맡고 있는 킬리안 음바페는 트위터에 "어린 나엘의 죽음에 충격을 받았다"면서도 폭력이 아니라 다른 평화롭고 건설적인 방법으로 의견을 표현하자는 성명을 올렸습니다.

프랑스 축구 스타 음바페는 카메룬 출신 아버지, 알제리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이민자 2세로 파리 북부 외곽 봉디에서 자랐습니다.

나엘 군은 지난달 27일 오전 파리 서부 외곽 낭테르에서 교통 검문을 피하려고 하다가 경찰관이 쏜 총에 맞아 숨졌고, 장례식은 낭테르의 한 모스크에서 엄수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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