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반대' 결의안 낸 날 '일본 골프여행' 문자 나눈 野 의원

김영주 국회 부의장, 본회의서 지인과 문자 메시지
지인, 일본 골프 여행지 추천하며 "한국인이 많이 없어"
국힘 "민주당 내로남불의 민낯을 보여…부의장직 사퇴하라"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영주 국회 부의장이 전날(30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일본 홋카이도 여행 계획을 위해 지인과 주고받은 문자가 포착됐습니다.

뉴데일리가 포착한 김영주 부의장의 휴대폰 화면에는 "체류 기간이 짧으시기 때문에 너무 동쪽 보다는 아사히카와 비에이, 후라노, 오비히로 이런정도 지역이면 한국인이 많이 없이 치실수 있고 치토세 공항에서도 2시간 30분 정도면 편도로 차량 이용이 가능하다"는 지인의 문자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김영주 국회 부의장이 지인과 나눈 문자 내용.

해당 지인은 이어 "그래서 제일 추천 드리는 곳은 아예 동쪽 아니시면 아사히카와 근교가 제일 무난할 것"이라며 "나머지 자유 시간 때 제가 맛집이라든가 쇼핑이라든가 즐기실수 있는 부분들, 자유로운 레저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려서 진행시켜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습니다.

이에 대해 김 부의장은 이날 오전 "7월 18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홋카이도 가이드께서 가능하다고 하니 비용을 보내달라고 해봐"라고 답장을 보냈습니다.

30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철회 촉구 결의안이 야당 단독으로 채택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이날 민주당은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 철회 및 수산물 안정성과 어업인 보호 대책 마련 촉구 결의안'을 단독으로 처리했습니다.

이 결의안에는 '일본 정부에 오염수 해양 방류 추진을 즉시 철회할 것을 요구하며, 우리나라 정부에는 오수 방류 저지를 위해 국제해양법재판소 제소 및 잠정조치 청구를 촉구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습니다.

김 부의장은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방사능 오염수의 위험성을 알리는 서명운동을 시민들에게 권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한편, 국민의힘은 김 부의장을 향해 국회 부의장직을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오늘(1일) 논평에서 "국회 부의장이 본회의 도중 사적인 대화를 나눈 것도 부적절하다"면서 "특히 민주당이 '후쿠시마 오염수 규탄 결의안'을 밀어붙이던,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일본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다니 더욱 기가 막힌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민주당은 죽창가를 부르고 오염수 괴담을 퍼 나르며 반일 감정을 자극해 국민에게는 일본은 상종도 하면 안 되는 국가처럼 만들었으면서 정작 자신은 어떻게 일본 여행의 단꿈에 젖어 있을 수 있느냐"고 꼬집었습니다.

그러면서 "김 부의장은 민주당 내로남불의 민낯을 보였다"며 "부의장직 사퇴만 할 게 아니라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 덧붙였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