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유발' 독성물질 5일 만에 생분해?…0.1mm 하천 속 미생물의 위력

안전성평가연구소, '피그멘티파가 쿨라이' 미생물 발견
이 미생물 배양해 '다환방향족탄화수소'(PHAs) 분해 확인

국내 연구진이 유해 화학물질을 분해하는 '미생물'을 발굴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미생물은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없는 0.1㎜ 이하 크기의 아주 작은 생물입니다.

향후 화학 분야 오염을 정화하는 친환경 기술로 활용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오늘(28일) 과학계에 따르면 안전성평가연구소는 최근 국내 하천에서 채취한 '피그멘티파가 쿨라이'라는 균주가 환경오염물질인 다환방향족탄화수소(PHAs)를 분해하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관련 연구를 통해 최근 특허등록도 마무리한 상황입니다.

PHAs는 미국환경보호국(EPA)에서 환경오염 물질로 지정한 독성 물질입니다.

자동차 배기가스나 폐기물 소각, 콜타르 제조 등 화석 연료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며 암이나 돌연변이를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안전성연 환경안전성평가센터는 PHAs를 분해하고자 미생물에 주목했습니다.

이를 위해 국내 하천에서 미생물이 포함된 시료를 채취해 실험실로 운반했습니다.

이어 한 달간 PHAs를 분해하는 미생물을 선별하는 작업을 거쳤습니다.

그 결과 피그멘티파가 쿨라이계 균주가 PHAs를 분해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 미생물을 일주일간 배양해 저분자 PHAs 일종인 페난트렌에 첨가하자 96.9%가 분해됐습니다.

또 미생물에 HPCD(하이드록시프로필 베타 사이클로덱스트린)를 첨가한 경우, 균주를 배양한 지 5일 만에 페난트렌이 100% 사라졌습니다.

연구팀은 해당 미생물이 고분자 PHAs인 플루오란센, 피렌, 벤조에이피렌도 분해하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특히 최적 분해능 조건으로 pH 6.0~7.0, 온도 30℃, 염도 0~0.5%를 확인했습니다.

피그멘티파가 쿨라이계 균주가 저분자·고분자 PHAs를 모두 제거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김종환 안전성연 환경안전성평가센터장은 "오염물질 분해 정도와 속도는 화학물의 환경조건, 성질, 미생물의 유형, 화학적 구조 등에 따라 달라진다"며 "이번 연구는 pH, 온도, 염도, 영양소 등을 고려한 최적의 분해 조건을 찾은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안전성연은 향후 유해 화학물질을 분해하는 고분해능 미생물을 추가 발굴한다는 계획입니다.

[김누리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nu11iee9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