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2030세대 사이 '블라인드 박스(剩菜盲盒)' 유행, 판매 후 남은 음식 값싸게 팔아
중국 청년들 사이에서 잔반 블라인드 박스(剩菜盲盒)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잔반 블라인드 박스(剩菜盲盒)는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아 제값에 팔기 어려운 음식이나 재고로 남은 식품을 재포장한 것을 의미합니다.
내부가 잘 보이지 않게 포장한다는 의미에서 '블라인드 박스'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친환경 소비로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한편 중국에서 심화되는 구직난과 상승하는 물가에 청년들이 값싼 제품을 선택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오늘(26일) 한국일보는 중국 현지 매체 차이나뉴스위클리를 인용해 "최근 요식 업체들이 팔지 못한 음식을 상자에 담아 저렴한 값에 제공하는 잔반 블라인드 박스가 새로운 식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사진=현대 익스프레스 캡처
실제로 온라인 앱에서 잔반 블라인드 박스를 구매하면 49위안어치 도넛 4개를 27.9위안(약 5,000원)에 구매할 수 있습니다.
또 정가 50위안(약 9,000원)인 초밥 도시락을 약 19.9위안(약 3,600원)에 구매할 수도 있습니다.
중국 온라인 상거래 플랫폼인 타오바오에 따르면 연간 210만 명이 타오바오에서 잔반 블라인드 박스를 구입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337억 위안(약 6조1100억 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해 앞으로 1조 이상의 수익을 더 얻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판매하지 못한 남은 음식을 저렴하게 파는 것은 이전에도 존재해왔던 판매 방법입니다.
기존에 존재했던 방식이 다시 인기를 끈 것과 관련해 대만 중앙통신은 "최근 청년들의 수입이 줄어들고 농촌에서 도시로 이주한 주민의 수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21일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5월 중국 청년실업률은 20.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한편 중국이 지난 몇 년간 진행해온 사업이 성과를 보인 것이라는 평도 있습니다.
지난 2년간 중국 정부는 음식낭비 금지법을 시행하고, 뷔페 등 케이터링 업계에서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3개월간의 캠페인을 진행해온 바 있습니다.
한편 블라인드 박스와 관련해 유통 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제품을 판매해 식품 안전상 위험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존재합니다.
중국 식품 산업 분석가 주 단펭(Zhu Danpeng)은 "유통 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음식이 대부분이고, 보관 상태에 따라 불확실성과 잠재적인 안전 위험성이 크다"라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이승지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eungjilee@kaka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