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평 남짓 쉼터 1층 14명, 2층 16명이 사용 중
야외 노동자들 씻을 샤워기 부족, 대변기도 없다…구정 질의서 개선 목소리 나와
광주 광산구청의 공무직 노동자들이 근무 중 쉬는 공간이 열악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야외 노동자들 씻을 샤워기 부족, 대변기도 없다…구정 질의서 개선 목소리 나와
최근 민선 8기 출범 1주년을 일주일 정도 앞두고 열린 광주 광산구의회 구정 질의에서는 구청 공무직 노동자들이 쉴 권리를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질타가 나왔습니다.
바닥 면적이 33㎡(10평) 남짓한 노동자 쉼터의 1층은 하수관리팀 14명이, 샌드위치 패널과 금속판으로 벽체와 지붕을 만든 2층은 녹지관리팀 16명이 각각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공무직 노동자들이 출근 조회와 점심 식사, 짧은 휴식을 취하는 이 쉼터 화장실에는 소변기만 설치돼 있어, 노동자들은 '큰일'을 보려면 구청 건물을 반 바퀴 돌아 본관까지 가야 하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도로, 하수관, 공원 등을 관리하는 이들이 먼지를 뒤집어쓰고 땀 흘린 몸을 씻을 샤워기는 1층에 1대, 2층에는 3대만 설치돼 있습니다.
야외에서 고된 육체노동을 하고 돌아와 점심시간 쪽잠을 청할 공간조차 부족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런 노동자 쉼터 실태에 대해 한윤희 광산구의원은 구정 질의에서 "21세기에 말이나 되느냐. 공무직 노동자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쉬고 안전하게 일하게 개선해달라"며 비판했습니다.
공무직 노동자의 휴식권 개선을 요구하는 한윤희 광산구의원 / 사진=연합뉴스(광주 광산구의회 제공)
지금까지 구청장을 거친 여러 사람 중, 공무직 노동자들이 어떤 공간에서 어떻게 쉬는지 직접 살펴본 구청장은 단 한 명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논란이 된 이곳 쉼터는 일부 부서 소속인 30명만 이용하지만, 광산구 공무직 노동자는 직원 총 1,299명의 3분의 1가량인 412명을 차지합니다.
광산구는 올해 행정업무 공간을 개선하고 확충하기 위해 별관 옛 보건소 공간 리모델링에 19억 원, 냉난방기 교체에 9억 3,700만 원을 들였습니다.
한 의원은 "추경 예산을 편성해서라도 공무직 노동자의 휴식 공간을 개선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이에 광산구 관계자는 오늘(25일) "우산동 수락 공원에 신설하려고 하는 녹지관리팀 쉼터가 빠르면 오는 2025년 8월쯤 완성될 것"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지금의 쉼터를 하수관리팀만 쓰기 때문에 지금보다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공무직 직원들의 의견을 듣고 개선 방안을 마련해 추경예산에 편성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주나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uliet3122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