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의 발전으로 언론 분야에서도 AI 활용 가능성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MBN에서는 챗GPT를 활용해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을 짚어보는 [일문Chat답]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우리 삶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사건·사고와 논쟁들을 AI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고,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는지 [일문Chat답]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지금은 주말 이틀을 내리 쉬는 게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지만, 사실 국내에 주5일제가 본격적으로 도입된 건 20년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주5일제는 2002년 일부 공공기관에 한해 시범적으로 운영되기 시작했고, 약 2년이 지난 2004년 7월 '모든 1,000명 이상의 사업장'에 처음 적용됐습니다.
이후 사업체 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적용 대상을 확대해나갔고, 2011년 7월 1일이 돼서야 20인 미만 사업장까지 주5일제가 적용됐습니다.
주5일제 시행 이후 약 19년이 지난 지금, 우리 사회에는 근무일수를 하루 더 줄이자는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주4일제 근무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MBN은 대화형 인공지능(AI) 서비스 챗GPT에 '당신이 사장인데 직원들이 주4일제를 요구한다면 고려할 의향이 있나'라고 물었습니다.
"고려할 의향이 있다. 다만…"
사진 = 챗GPT 캡처
챗GPT는 "주4일제를 고려할 의향이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챗GPT는 "주4일제는 직원들에게 더 나은 균형을 제공하고 일과 생활의 조화를 촉진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직원들의 생산성·창의성·직무 만족도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답했습니다.
다만, 주4일제를 도입하려면 몇 가지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첫 번째로, 주4일제를 도입했을 때 직원들의 업무 성과와 생산성을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주4일제 도입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업무 효율과 목표 달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지켜봐야 한다는 겁니다.
두 번째로는 충분한 인력과 일정 조정을 통해 업무 흐름을 원활하게 유지할 수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주4일 근무로 일일 근무 시간이 증가하는 등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업무 계획을 재조정하고 효율적인 일정 관리를 해야 한다는 게 챗GPT의 설명입니다.
세 번째로는 주4일제를 도입했을 때 직원들의 만족도와 복지 등 장기적인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챗GPT는 "직원들의 요구에 대한 적절한 대응은 직원들의 참여와 동기를 높이고 조직 내에서의 긍정적인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주4일제 도입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을 답변 마지막까지 유지했습니다.
국내 기업에 부는 '주4일제' 바람
화장품 제조기업 에네스티 직원들이 사실상 주말이 시작되는 목요일 오후 업무에 열중해 있는 모습. / 사진 = 에네스티 제공
우리나라도 일부 기업을 중심으로 주 4.5일제 또는 주 4일제가 시행 중입니다.
국내 기업 중 가장 먼저 주4일제를 도입한 곳은 충북 충주에 있는 화장품 제조사 에네스티입니다.
에네스티는 2010년 직원 80%를 대상으로 주 4일제를 시범운행하기 시작했고, 이후 문제점을 보완한 뒤 2013년부터 전 직원을 대상으로 주4일제를 적용했습니다.
복한 핀테크 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주 40시간을 채우면 금요일 오후 2시에 퇴근할 수 있는 '얼리 프라이데이' 제도를 운영 중이며, 숙박 플랫폼 '여기어때'를 운영하는 위드이노베이션은 매주 월요일 오후 1시에 출근하는 '주4.5일제'를 도입했습니다.
대기업에서도 주4일제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위한 움직임이 커지고 있습니다.
카카오게임즈는 2018년부터 격주로 금요일에 쉬는 제도를 도입했고, SK하이닉스는 지난해 8월부터 2주간 80시간 이상 일한 직원을 대상으로 매달 셋째 주 금요일에 쉬게 하는 '해피프라이데이'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기아는 올해 주4일제 도입을 논의할 예정이며, 삼성전자는 이달부터 한 달 중 마지막 금요일에 쉬는 '월 1회 금요 휴무제'를 시작합니다.
"주4.5일제를 시작으로 주4일제 사회로 나아가야"
더불어민주당이 개최한 주4.5일제 도입방안 마련을 위한 긴급 토론회. / 사진 = MBN
정치권에서도 주4일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근로시간 단축이 화두로 떠오른 건 지난 19대 대선. 당시 대선 후보로 나선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주35시간제를 공약으로 발표했습니다.
이후 20대 대선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실노동시간 단축 추진'을 약속하며 주4.5일제 도입을 장기적 과제로 제시한 바 있습니다.
특히 이재명 대표는 21대 국회 입성 후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의지를 더 강하게 피력하고 있습니다.
지난 19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도 "주4.5일제 도입을 시작으로 주4일제 사회로 전환해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 대표는 "OECD 평균보다 연간 노동시간이 무려 300시간이 더 많은 우리 현실에서는 '창조적 파괴'가 불가능하다"면서 "이미 유럽 여러 나라들은 '주 4일제'를 시행하고 있다. 생산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은 빗나갔고, 오히려 이직률만 현저히 떨어졌다"고 주장했습니다.
주4일제, 어두운 면도 주목해야
주4일제를 시행하고 있는 기업 사무실 모습. 몇몇 테이블이 텅 비어있다. / 사진 = MBN
주4일제의 순기능 못지 않게 역기능도 주목해야 합니다.
가장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는 '임금'입니다.
한국리서치가 지난해 10월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주 4일제 도입에 찬성하는 응답자는 51%였습니다.
하지만 임금이 줄어든다면 주4일 근무를 하지 않겠다는 응답자가 64%로 더 많았습니다.
국내 정치권과 노동계에서는 임금 감소 없는 주 4일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지만, 근로시간 단축으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누가 부담할지에 대해선 의견이 갈리는 상황입니다.
근로시간을 단축했는데 기대한 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고 조직 분위기만 이완된다면 두고두고 대가를 치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2019년 주 4일제를 도입했던 국내 한 중견기업은 경영 악화로 실적이 꺾여 올해 3월부터 일부 부서를 주 5일제로 전환하는 비상경영에 돌입했습니다.
주4일제 도입 자체가 쉽지 않은 분야도 있습니다.
생산성이 높고 근무형태가 자유로운 정보기술(IT) 회사나 스타트업에 비해 제조업이나 소매업, 중소기업들은 현재의 주 52시간 근무제를 지키는 것조차 쉽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병원이나 서비스 사업장 등 교대제를 시행하는 분야도 마찬가지입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주4일제 도입은 언젠가 가야 할 길이지만 섣부른 도입은 노동 여건 양극화 등 오히려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기 때문에, 당장은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10년 전 사회적 타협 끝에 주5일 근무가 보편화된 것처럼 노동시간 단축 노사 합의, 단체협약 체결 등을 통해 점진적으로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