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맨홀 추락 방지 장치 설치했지만…"50mm 폭우 땐 40초 만에 펑"
입력 2023-06-20 19:00  | 수정 2023-06-20 19:45
【 앵커멘트 】
지난해 서울 강남에 100mm가 넘게 쏟아졌던 폭우로 맨홀 뚜껑이 열리면서 인명사고가 발생했는데, 장마를 앞두고 추락 방지 장치 설치는 어느 정도 진행이 됐습니다.
하지만, 배수 용량을 늘리는 근본 처방이 없는 한 50mm 폭우에 맨홀 뚜껑이 40초 만에 열리게 돼 역류로 인한 피해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홍지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시간당 최대 140mm의 물 폭탄이 쏟아졌던 지난해 8월 서울 강남역 일대는 허벅지까지 물이 차올랐습니다.

흙탕물에 바닥도 보이지 않던 상황,

50대 누나와 40대 동생이 뚜껑이 열려버린 맨홀에 빠져 숨지는 사고가 났습니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의 실험에선 시간당 50mm의 집중호우가 내리면 40kg 정도 되는 맨홀 뚜껑이 41초 만에 열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피해 이후 서울시는 전수조사를 거쳐 450kg의 무게까지 견딜 수 있는 망 형태의 맨홀 추락 방지시설을 설치했습니다.


▶ 인터뷰 : 차순택 / 서울 동대문구 치수과 하수팀장
- "방지 캡이 있어서 열리지 않습니다. 인위적으로 이걸 빼고 그다음에 돌려야지만 열 수 있습니다."

▶ 스탠딩 : 홍지호 / 기자
- "추락 방지장치가 설치된 이런 맨홀에서는 성인 남성이 위에서 뛰어도 괜찮을 정도로 튼튼하기 때문에 사고를 막는 데 도움이 됩니다."

서울시내 침수취약지역에 있는 맨홀은 모두 17,000여개인데, 현재 66% 정도에 이런 장치가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당장 사고는 막더라도 체계적인 관리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 인터뷰 : 이영주 /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제거를 했다가 다시 설치해야 하는 망 자체가 과연 계속 안전한 상태로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느냐는 유지 관리상의 문제가 있겠죠."

서울시는 이달까지 위험지역 맨홀 90%에 추락 방지장치 설치를 마무리하고 연말까지 유지 보수 계획도 세우기로 했습니다.

다만, 근본적인 문제는 하수도의 배수 용량을 늘려 역류를 막아 맨홀 뚜껑이 열리지 않게 해야만 해결될 수 있습니다.

1조 3천억 원을 들여 강남역과 도림천, 광화문 일대 빗물배수터널이 완공되는 2027년까지는 언제든 맨홀 사고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MBN뉴스 홍지호입니다. [jihohong10@mbn.co.kr]

영상취재 : 김현우 기자·김형균 VJ
영상편집 : 김상진
그래픽 : 이지연
영상제공 : 국립재난안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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