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한입하기엔 좋긴 해"…대학생들, 여학생과 미팅 후 단톡방서 한 말
입력 2023-06-16 08:40  | 수정 2023-06-16 10:59
사진=에브리타임
남학생 측 "카톡 대화와 음란물은 미팅 상대 여학생과 관련 없어"

서울의 한 대학교에 재학 중인 남학생들이 단체 채팅방에서 함께 미팅을 한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폭로가 나왔습니다.

그제(14일) 대학교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의 모 대학교 게시판에는 "남학생 4명을 고발하려 한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작성자 A씨는 "지난 4월 말 남학생 4명과 A씨의 동생 B씨를 포함한 타대학 여학생 4명이 미팅을 한 후 남학생들이 단체 채팅방에서 A씨 동생 등 상대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성희롱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A씨에 따르면 A씨의 지인을 통해 해당 미팅 자리가 성사됐다며 A씨는 남학생들과 전혀 모르는 관계입니다.


A씨는 "미팅 일주일 뒤 동생이 남학생 중 한 명과 애프터를 잡았다"며 "그날 동생은 울면서 집에 들어왔다"고 썼습니다.

이어 "무슨 일인지 물어도 대답을 안 하다가 다음날 아무 말 없이 내게 카카오톡 대화 캡처 사진을 보냈다"며 "남학생 4명의 단체 대화방 내용이었는데 손이 떨릴 정도로 충격 그 자체였다. 그들은 미팅을 했던 여학생들을 상대로 저급한 말들을 주고받으며 희롱하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A씨에 따르면 A씨 동생은 남학생 한 명과의 애프터 데이트 자리에서 남학생이 부적절한 메시지를 채팅방에 보내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에게 휴대전화를 보여달라고 했습니다.

이후 남학생은 A씨 동생에게 대화 내용을 보여줬습니다.

A씨가 공개한 남학생들의 대화방 캡처 사진을 보면 이들은 "한입하기엔 좋긴 해", "함(한번) 대주면 감", "대줘도 안 감" 등 발언을 했습니다.

또 이들은 미팅을 주선한 A씨와 A씨 동생의 사진으로 추정되는 게시물을 올렸다 지우며 자매의 외모에 대해서 언급하고, 음란물로 추정되는 링크를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A씨는 "저와 동생 그리고 함께 미팅에 나갔던 여학생들은 하루하루 단톡방 내용이 떠올라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번 축제에서 술을 마시고 즐기는 사진으로 바뀐 그들의 프로필을 보며 이대로 넘어갈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저와 제 동생은 학교축제가 두려워 즐기지도 못했다. 술자리에 가기도 꺼려질뿐더러,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는 새로운 사람들을 접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해당 글은 이후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로 확산했고 남학생 측은 같은 날 에브리타임에 사과 글을 올렸습니다.

남학생 측은 "저희의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 상처 입으셨을 상대방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 또 해당 글을 보시고 불쾌감을 느끼셨을 학우분들께도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남학생 측은 "다 따먹자", "몸매 나이스긴 해" 등 대화 일부와 음란물을 올린 것은 미팅 상대 여학생과 관련있는 것이 아니라며 A씨의 주장을 일부 반박했습니다.

이어 "A씨 동생에게 휴대전화를 자의적으로 건네준 것이 아니다"라며 "(A씨 동생의 제안으로) 휴대전화를 테이블 중간에 올려놓고 마시는 상황에서 (A씨 동생이) 가져가서 확인한 것"이라고 썼습니다.

남학생 측은 "본질적으로 저급한 얘기를 했다는 사실, 그 이후에 축제를 즐기는 등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모습들에 대해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미팅 상대 여학생들에게) 저희의 입장과 함께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를 전달했다"고 했습니다.

이어 "미팅 상대방분들께서 오해한 부분에 대해 여러 차례 사과문을 통해 해명이 됐을 거라 생각했고 (이후) 답장이 없어서 용서받았다는 섣부른 판단을 했다"며 "오만한 판단을 내리고 경솔하게 행동한 점에 대해 이 글을 통해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적었습니다.

당사자가 없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단체 채팅방 성희롱은 모욕죄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청주지법은 2020년 단체 채팅방에서 여학생을 성희롱하거나 비하했다가 모욕죄로 기소된 청주교대 남학생에게 벌금 200만 원을 선고한 바 있습니다.

현행법상 모욕죄가 인정될 경우 1년 이하 징역이나 2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습니다.

[오은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oheunchae_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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