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해진 빌런, 강해진 주먹
마동석표 액션과 말맛 그대로
신작 공세에도 굳건한 1위
마동석표 액션과 말맛 그대로
신작 공세에도 굳건한 1위
15일 기준 누적 관객수 815만 7418명(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을 기록한 <범죄도시3>는 <플래시>(2위)와 <엘리멘탈>(3위) 등 DC와 디즈니, 픽사 신작 개봉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 분위기다. 이 상태 그대로면 또 다시 천만 영화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베트남 납치 살해범 검거 후 7년 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영화는 괴물형사 ‘마석도가 서울 광역수사대로 이동, 더욱 확장된 세계관을 보여준다.
※본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만한 줄거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베트남 납치 살해범 검거 후 7년 뒤, 광수대의 새로운 팀원들과 함께 한 여성의 살인사건을 조사하던 ‘마석도(마동석)는 사건에 신종 마약 사건이 연루되었음을 알게 된다. 마약 사건의 배후인 ‘주성철(이준혁)은 계속해서 판을 키워가고, 주성철과 함께 조직의 약을 빼돌려 유통하던 조직원을 잡기 위해 암살자 ‘리키(아오키 무네타카)까지 한국에 들어오며 사건은 점점 더 커진다.
MCU(마동석 시네마틱 유니버스)라는 하나의 장르를 만든 <범죄도시>가 세 번째 후속작으로 돌아왔다. <범죄도시3>는 괴물형사 마석도가 신종 마약 범죄 사건의 배후인 주성철과, 마약 사건에 연루된 또 다른 인물 리키 두 빌런을 잡는 이야기다. 전편이 무대를 한국에서 베트남으로 옮겼다면, 3편에서는 마석도의 근무지를 금천경찰서에서 광역수사대로 이동시켰다.
한국영화 사상 가장 인상 깊은 악역 ‘장첸을 탄생시킨 <범죄도시1>, 장첸에 못지않은 빌런이라는 평을 받은 <범죄도시2>의 ‘강해상 등에 견줄 만한 빌런을 탄생시키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감독은 이에 ‘2명의 멀티 빌런이라는 전략을 세운다. 또한 식상함을 피하기 위한 캐릭터의 다각화와 함께 ‘마석도의 부서 이동으로 세계관을 확대하는 방법을 택했다.
사진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액션 역시 식상함을 피하기 위한 여러 노력이 돋보인다. 마동석의 애드립 같은 대사의 말맛과 함께 주먹의 타격감이 느껴지는 마동석만의 액션이 주는 재미는 여전히 빛난다. 전편이 유도와 호신술이 주였다면 3편에서는 마동석의 주특기인 복싱 액션이 더욱 빛난다. 얼굴을 정통으로 맞으면 기절하고, 사람이 날아가는 것도 마동석이 하면 그럴 듯하게 보인다. 그의 리듬감 있는 연타 액션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드라마 <비밀의 숲> 시리즈, <60일, 지정생존자>, 영화 <신과함께> 시리즈 등 다양한 장르에서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여온 배우 이준혁이 3세대 빌런 ‘주성철 역을 맡아, 약 20kg 이상 증량한 사이즈로 악랄함, 지능까지 갖춘 강력한 빌런을 연기해냈다. <범죄도시> 시리즈 최초 글로벌 빌런인 ‘리키는 마약 유통을 위해 일본에서 건너온 인물로, <바람의 검심> 시리즈로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였던 일본배우 아오키 무네타카가 맡아 화려한 장검 액션을 보여준다. 영화 <시동>과 <성난 황소>에서 호흡 맞췄던 배우 김민재와의 티키타카 유머도 재미있지만, <범죄도시> 시리즈의 공식 신스틸러 ‘장이수(박지환)와 바통을 터치한 ‘초롱이 역의 고규필이 극 후반의 재미를 이끈다. 특히 영화를 통틀어 초롱이는 가장 눈에 띄는 신스틸러다.
영화 포스터
쓸데없는 서사를 집어넣는 대신 ‘나쁜 놈은 잡으면 된다는 단순하지만 강력한 메시지, 형사 마석도와 반장, 팀원들이 주고 받는 말맛이 영화의 재미를 많이 이끈다. 조연들의 활약이 돋보이지만 오랜만에 등장한 이범수는 캐릭터 활용력이 좀 떨어진 감이 있다. 전편의 ‘전일만(최귀화) 반장이 보여준 압도적인 코미디가 아직 잔상에 남아서일까. 빌런이 악랄할수록 형사 마석도와 주고 받는 에너지가 달라지기 때문에, 다소 약해진 빌런 때문에 현재 찍고 있다는 <범죄도시4>에 대한 제작진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쿠키영상은 1개로, 반가운 얼굴이 등장한다. 러닝타임 105분.[글 최재민 사진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84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