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로 또 돌아선 정의당과 진중권
입력 2023-06-15 08:11  | 수정 2023-06-15 08:14
진중권 교수 /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정의당 "혐오·차별 발언으로 당 명예 실추"
진중권 "머리만 있는 고양이 목 치는 꼴"

정의당이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에게 '당원권 정지 2년'이라는 중징계를 내린 가운데 진 교수는 "중앙당기위원회(징계위)가 열리는지도 몰랐다. 인민재판도 이렇게는 안 하겠다"고 분노했습니다.

정의당은 14일 당 홈페이지를 통해 "피제소인(진중권)이 '양곡관리법'에 관한 인터뷰 중 농민과 어르신, 이주농업노동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 발언을 한 사건으로 판단했다"며 "사회적 영향력이 있는 사람으로 신중한 발언이 필요한데 당론과는 맞지 않는 발언을 하여 당의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진 교수에게 당원권 정지 2년이라는 중징계를 내렸습니다.

앞서 진 교수는 지난 4월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양곡관리법이 농민표를 겨냥한 포퓰리즘", "농민들은 영원히 정부한테 손을 벌리는 존재가 돼버릴 것이다", "70세 된 분들은 얼마 있으면 돌아가신다. 그 다음에 유지가 되겠는가", "언제까지 외국인 노동자하고 70세 분들 먹여 살리는 데에 돈을 헛 써야 되는가" 등의 발언을 한 바 있습니다.


당시 정의당은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찬성하는 입장이었는데,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생존의 벼랑 끝에 내몰려 있는 농민들에게 깊은 상처를 남기는 언행"이라며 "쌀농사로 생계를 잇고 있는 농민, 그리고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폄훼로 들린다는 점에서 유감"이라고 진 교수의 발언을 비판했습니다.

이후 진 교수는 "제 발언에 상처를 받으신 분들께 사과드린다"며 "70대와 외국인 노동자들의 결합으로 행해지는 농업이 과연 지속가능하냐는 것이 발언의 취지였다"고 고개 숙였습니다.

그런데 14일 자신에게 중징계 처분이 내려지자 진 교수는 "애초에 나가서 소명하겠으니 당기위에 회부해 달라는 것은 나였고, 사과문을 올리는 것으로 끝내자는 것은 정의당의 한 의원님과 대표님이셨다"며 "사과문 올렸더니 당기위에 회부됐다고 하길래 어이가 없어서 그냥 탈당하겠다고 했더니 탈당계 내라고 해서 온라인으로 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며칠 뒤 이정미 대표가 전화로 만류하길래 '그 당에 정이 다 떨어졌다'고 했더니 '일주일만 들고 있다가 수리하겠다'고 해 그러라고 했는데 몇 달이 지난 뒤 이미 탈당 했다고 생각한 당에서 '당원권 정지 2년을 내렸다'는 연락이 왔다"며 "당기위가 열린다는 통보도 없었고, 거기에 출석하라는 요구도 없었고, 소명 자료를 내라는 요구도 없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진 교수는 "공천을 달라는 것도 아니고, 당직에 욕심이 있는 것도 아니고, 무슨 정파에 소속돼 투표권을 행사할 필요가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입당해서 오직 의무 만을 성실히 수행해 온 일반 당원의 한 번도 행사해 본 적 없으며 앞으로 행사할 일이 전혀 없는 당원권을 정지한다니, 머리만 있는 고양이의 목을 치라고 악쓰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신경질적인 여왕을 보는 느낌"이라고 일갈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정의당은 "피제소인은 (징계 절차가 시작되자) 소명을 하지 않고 탈당을 하겠다고 했지만 양식에 따른 탈당계를 제출하지 않았다다"며 "이에 본위원회는 피제소인이 사건에 대해 반성하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6월 6일까지도 탈당하지 않았던 것이 확인되어 징계절차를 진행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진 교수는 정의당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에 찬성하자 2020년 탈당했다가 2022년 "저는 심상정으로 간다. 정의당에 다시 입당한다. 진보의 재구성을 위해 젊은 정치인들을 뒤에서 돕는 일을 찾아보겠다"고 복당한 바 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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