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캠핑장 텐트 22개 찢어진 이유는…'알박기'가 뭐길래 응징?
입력 2023-06-14 19:22  | 수정 2023-06-14 20:35
【 앵커멘트 】
유명 무료 캠핑장에서 텐트 20여 개가 찢어지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누군가 훼손한 건데.
피해를 입은 텐트틀의 공통점은 화장실과 수돗가에 가까운 곳에 장기간 설치된 이른바 '알박기 텐트'들이라고 합니다.
이런 텐트들 때문에 캠핑할 장소가 없다면 화가 나겠지만, 그렇다고 이런 식의 불만 표시가 괜찮은 걸까요?
심우영 기자입니다.


【 기자 】
무료 캠핑 명소로 알려지며 캠핑족들이 많이 찾는 '청도 운문댐 하류보 야영장'입니다.

폭이 300m를 넘고 길이 1㎞ 이상으로, 텐트 600동이 동시에 설치될 수 있는 공간입니다.

평일인데도 캠핑장 곳곳에 크고 작은 텐트들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런데 한 텐트를 봤더니, 한쪽 면이 찢어져 내부가 훤히 드러났습니다.

또 다른 대형 텐트는 찢어진 부분에 청테이프가 붙어 있습니다.

지난 2일 새벽 누군가 날카로운 도구로 훼손한 건데, 피해를 본 텐트가 22개나 됩니다.

대부분 공용 화장실이나 수돗가에서 가까운 이른바 '알박기 텐트'들인데, 공통점은 장기간 설치돼 있었다는 겁니다.

▶ 인터뷰 : 캠핑장 이용객
- "자리 좋은 곳은 4개월 5개월씩 (텐트를)치다 보니까 하루 이틀 왔다 가는 사람들은 늘 칠 자리가 없어요. 보기도 흉하고."

수개월에 걸친 장기 설치를 막으려면 4박5일 또는 1주일 이상이 되면 텐트를 일단 철거하고 같은 장소에 치지 못하게 하는 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를 어기면 지자체가 강제철거를 할 수 있는 조례를 만들어야 하는데, 관련 조항이 없는 곳이 많습니다.

▶ 인터뷰 : 김세일 / 경북 청도군 운문면사무소 주무관
- "철거 캠페인을 통해서 이야기를 드려도 큰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았었습니다. 텐트를 강제로 철거하는 집행권이 없어서…."

이 때문에 '알박기 텐트'에 불만을 품은 캠핑족이 범행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 인터뷰(☎) : 경찰 관계자
- "용의자 추적하고 있습니다. 칼 종류의 날카로운 물건으로 찢은 거여서, 재물 손괴만 되지."

경찰은 캠핑장 인근 CCTV를 분석하는 한편 목격자들을 상대로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MBN뉴스 심우영입니다. [simwy2@mbn.co.kr]

영상취재 : 김형성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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