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연락사무소 폭파' 447억 청구…정부, 北 상대 첫 소송 제기
입력 2023-06-14 16:02  | 수정 2023-06-14 16:05
약 3년 전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당시 / 사진 = 연합뉴스
북한, 3년 전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3년 전 북한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습니다. 이에 대해 정부가 447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는데 북한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낸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3년 전 북한이 폭파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사건과 관련해 국내 법원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것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통일부는 오늘(14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을 통해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로 우리 측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와 인접한 (개성공단)종합지원센터 건물에 발생한 국유재산 손해액 합계 447억 원에 대하여 북한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장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했다"고 밝혔습니다.

정부가 제시한 금액 447억 원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건물 약 102억 5,000만 원과 종합지원센터 약 344억 5,000만 원을 합친 액수입니다.

지난 2018년 9월 14일 오전 개성공단에서 열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에서 남측 조명균 통일부장관과 북측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 참석인사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 = 사진공동취재단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지난 2018년 남북 정상의 '4·27 판문점 합의'에 의해 같은 해 9월 14일 개성공단에 설치됐습니다. 남북 간 협의를 긴밀히 하고 민간교류와 협력을 보장하기 위해 쌍방 당국자가 상주하는 공간을 설치하기로 합의했고 실제로 이행된 겁니다.

그런데 북한은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2020년 6월 16일 탈북민 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으면서 연락사무소를 일방적으로 폭파했습니다.

남북연락사무소 부지는 북한 소유지만 건설비로 우리 세금 약 180억 원이 투입됐기 때문에 북한의 배상 책임이 발생한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입니다.

현행법상 손해배상 청구권은 피해가 발생하거나 그 사실을 인지한 뒤 3년이 지나면 소멸됩니다.

통일부는 이에 근거해 오는 16일부로 완성되는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를 중단하기 위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3년 전 북한이 폭파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사건과 관련해 국내 법원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것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통일부는 "북한이 폭력적인 방식으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것은 법률적으로 명백한 불법행위이고 아울러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 등 남북 간 합의를 위반한 것이며, 남북 간에 상호존중과 신뢰의 토대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다만 통일부의 소송 제기는 북한에 책임을 묻겠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강합니다.

북한이 이번 소송에 응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될 뿐만 아니라 우리 정부가 승소하더라도 북한에 손해배상 이행을 강제할 수단이 현재로선 없기 때문입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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