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서울대병원도 못 피했다…외과 의사는 11번, 성형외과는 단번에
입력 2023-06-14 14:17  | 수정 2023-06-14 14:28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습니다.)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응급의학과, 8차례 끝에 24명 중 11명 모집
“낮은 수가·의료사고 노출로 인한 소송 위험”

국내 ‘빅5 병원 중 한 곳인 서울대학교병원마저 비인기 진료과목 구인난을 앓고 있습니다.

오늘(14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대병원으로부터 받은 ‘진료과별 전문의 지원 및 모집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대병원은 외과 전문의 46명을 11차례에 걸쳐 모집했습니다.

지난해 서울대병원에서 10차례 이상 구인 공고를 낸 진료과목은 외과가 유일했습니다. 필요 인력을 채우지 못해 거듭된 공고 끝에 11차례 만에 당초 계획한 인원보다 1명 많은 47명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 비인기 진료과목 또한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9차례 공고를 낸 내과는 외과에 이어 모집 횟수가 많았습니다. 의사 82명을 모집했으나 75명이 지원해 72명이 합격했습니다.


응급의학과의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8차례의 공고를 내 24명을 모집할 계획이었지만, 절반도 채 되지 않는 11명만 지원했습니다.

흉부외과와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의사 역시 모두 5차례 모집 끝에 필요인원을 채웠습니다.

서울대병원 로고. / 사진=매일경제 DB

반면 인기 진료과목인 성형외과는 추가 채용 없이 단번에 모집인원을 채웠습니다. 피부과와 정형외과도 두 번의 모집으로만 인원이 채워졌습니다.

‘전문의는 의사 면허를 취득한 뒤 대학병원 등 수련병원에서 인턴 1년, 레지던트 3~4년 등 전공의 기간을 거친 의사를 말합니다. 이때 진료과목은 인턴 1년을 마치고 레지던트 과정에 들어갈 때 선택하게 됩니다.

진료과목을 선택하는 전공의 단계 때 누적된 외과 기피 현상이 전문의 부족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의료계는 낮은 의료 수가와 생명과 직결된 진료과목이다 보니 사망 확률이 높아 의료사고에 대한 소송이 많아 그 위험부담을 피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김철중 순천향대 부천병원 외과 전임의는 ‘2023 대한외과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벼랑 끝 외과의사라는 주제로 죽어가는 사람을 되살린다는 사명감과 보람, 멋짐 등으로 외과를 전공했지만 수술에 따른 소송 위험, 낮은 보수, 열악한 근무 환경 등 현실의 벽은 높다”고 말했습니다.

정의철 진주제일병원장은 턱없이 낮은 외과 수가로 인한 상대적으로 낮은 수입과 워라밸, 의료사고 노출로 인한 소송 위험 등으로 외과 지원이 크게 줄고 있다”며 이 때문에 60세 이상 외과 전문의가 전체 외과 전문의의 33%에 달할 정도로 고령화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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