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5천만원 적금에 카드 1천만 원 쓰라고?...은행들 꼼수에 ‘청년좌절계좌’ 전락
입력 2023-06-12 18:56  | 수정 2023-06-12 19:52
【 앵커멘트 】
윤석열 정부가 주요 국정과제로 추진하는 '청년도약계좌' 출시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은행들의 꼼수로 시작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은행들이 6%대 이자를 주겠다고 제시했지만, 한 달에 30만 원 이상 신용카드를 써야 한다는 조건이 붙은 터라 실제 금리는 4~5% 수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박규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청년도약계좌는 청년들이 매달 최대 70만 원을 적금하면, 정부가 최대 2만4천 원씩 지원금을 주고, 은행들도 시중 금리보다 높은 금리를 주는 상품입니다.

중도 해지 없이 이렇게 5년 간 꾸준히 적금을 들면 6% 이상의 금리를 적용할 경우 5천만 원을 모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출시를 사흘 앞두고도 최종 금리를 공시하지 못했습니다.

지난 9일 은행들이 1차로 공시했던 금리 조건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은행들이 제시한 6%대 금리를 적용받으려면, 각종 조건들을 맞춰야 합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30개월 이상 매달 카드를 30만 원 이상 써야 하고,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은 급여와 공과금 자동이체를 해야 합니다.

이런 저런 우대조건을 다 빼면, 금리는 고작 4%에 불과하고 기업은행만 5%대입니다.

이런 금리로는 5년 후 5천만 원 목돈을 마련할 수 없고, 저축은행과 신협이 제공하는 적금 금리와도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그런데도 은행들은 일반 예금이나 적금보다는 금리가 높다고 변명하기 급급합니다.

▶ 인터뷰 : 은행 관계자
- "타 예·적금에 비하면 금리가 높은 건 사실이니까, 기준금리나 시장 금리가 만약에 계속 떨어진다면 손실이 약간 확대될 수 있겠죠."

금융위원회나 여당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 인터뷰 : 김주현 / 금융위원장
- "청년들에게 안정적인 자산형성을 지원하는 것이 가장 의미 있는 사회공헌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1분기에도 7조 원이 넘는 이자수익을 낸 은행들.

하지만, 사회적 기여는 여전히 짠돌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박규원입니다.
[pkw712@mbn.co.kr]

영상취재 : 임채웅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
그 래 픽 : 강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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