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푸짐한 삼겹살 1만 원·수제 핫도그 3천 원"…바가지 없던 축제는 어디?
입력 2023-06-12 11:30  | 수정 2023-06-12 11:32
무주 산골 영화제에서 판매된 먹거리 / 사진 = 온라인 커뮤티니
'착한 가격'으로 주목 받은 '무주 산골 영화제'

지역 축제에서 상인들이 먹거리에 터무니없는 가격을 매겨 이른바 '바가지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모든 음식을 1만 원 이하에 판매할 뿐만 아니라 환경을 생각해 다회용기까지 사용한 전북 무주군 축제가 주목 받고 있습니다.

'무주 산골 영화제'는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5일 동안 전북 무주군 무주읍 지남공원 일대에서 열렸습니다. 축제가 끝난 지는 6일이 흘렀지만 음식을 합리적인 가격에 팔았다는 후기가 온라인 상에 올라오며 뒤늦게 '착한 축제'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무주 산골 영화제의 간식 부스에는 삼겹살, 수제 소시지, 김밥, 떡볶이 등 30여 개의 메뉴가 있었습니다. 삼겹살은 지름 26cm 접시에 가득 담겨 산처럼 쌓인 채로 숙주 나물과 마늘, 양파와 적절히 섞여 판매됐는데 가격은 1만 원이었습니다. 500ml짜리 식혜 가격은 1,500원, 길이 20cm 수제 소시지에 야채와 빵을 곁들인 세트는 3,000원에 판매됐습니다.

특히 어묵 꼬치 1개는 1,000원, 3개는 2,000원에 판매됐는데, 어묵 한 그릇을 1만 원에 판매하던 함평나비축제 현장과는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음식이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무주군의 노력이 있었습니다. 무주군은 지역 음식점을 대상으로 영화제 기간 동안 간식 부스를 운영할 업체를 공개 모집하면서 조건을 내걸었습니다. 가족 단위와 MZ세대를 겨냥한 메뉴 개발 등이 있었는데, 음식 단가 1만 원 이하 책정도 조건 중 하나였습니다. 이에 따라 실제로 판매되는 음식들이 모두 1만 원 이하로 판매됐고, 주류 가격도 모두 3,000원으로 통일됐습니다.

바가지 요금 논란을 근절하기 위해 무주군이 직접 축제장 간식 부스를 관리하면서 음식 가격도 통제한 겁니다. 이에 "지자체의 적극적인 관리와 약속을 이행한 상인들이 만들어낸 진정한 축제다"라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무주 산골 영화제 다회용 식기 반납하는 곳 /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아울러 무주군은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올해부터 다회용기를 사용해 음식을 판매했는데, 이번 조치의 효과도 즉각적으로 나타났습니다. 쓰레기가 하루 10t 가량 나왔던 직전 축제와 달리 올해에는 하루 5t 정도로 절반 가량 줄어든 겁니다.

또 간식 부스 참여 업체들은 축제가 끝난 뒤 자발적으로 각각 50만 원씩 모아 총 350만 원의 장학금을 무주군에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황인홍 무주군수는 "9월에 열릴 반딧불 축제도 먹거리 불만이 나오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