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군 성희롱, '상관 모욕'으론 처벌 어려워…"내부 징계 강화해야"

【 앵커멘트 】
최근 공군 병사들이 여군 간부들을 성희롱하는 내용이 담긴 파일을 공유한 사건이 알려져 논란이 됐죠.
이렇게 병사가 상관인 여군 간부를 성희롱한 경우 상관 모욕죄로 재판에 넘겨지는 경우가 많지만 처벌되지 않는 사례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유를 우종환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 기자 】
지난해 2월 인천의 한 군부대에서 A 병사는 동료 병사와 TV를 보던 중 상급자인 여성 부사관을 언급했습니다.

이 병사는 TV에 나오는 사람이 "여성 하사와 닮았다"며 비속어를 같이 썼습니다.

이에 상관 모욕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 병사, 1심 법원은 일정기간이 지나면 없던 일로 해주는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습니다.

상관을 모욕한 죄가 무겁기는 하지만 반성하는 태도 등을 고려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지난 2021년 동료와 점호 시간에 여성 장교를 모욕한 혐의로 기소된 한 병사에게는 1심에 이어 최근 2심도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점호 시간에 해당 장교를 두고 사진과 목소리는 예뻐서 기대했더니 실제로는 비속어를 섞어 못생겼다고 말한 혐의였는데 상관 모욕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겁니다.

최근 공군 병사들이 여성 간부를 성희롱하는 내용을 공유한 이른바 '계집 파일' 사건이 논란이 됐지만 비슷한 사건들이 법정에서는 무죄나 가벼운 형에 그치고 있습니다.

성희롱은 처벌 법령이 없다 보니 상관 모욕죄를 적용하게 되는데 남용 가능성 때문에 쉽게 인정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이은의 / 변호사
- "지휘권이 무력화, 형해화하는 것이 문제기 때문에 이런 조항을 두는 건데 이거를 그냥 막 상관 뒤에서 욕하는 거에 막 쓰면 이건 결국은 검열하는 게 되고 사찰하는 게 되니까…."

때문에 상관 모욕죄보다는 '직장 내 성희롱'이라는 점을 명확히 해 군 내부에서 중징계하는 식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MBN뉴스 우종환입니다. [woo.jonghwan@mbn.co.kr]

영상편집 : 이동민
그래픽 : 이새봄, 김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