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공포의 역주행' 에스컬레이터 사고...코레일 "CCTV 유출 책임 묻겠다"
입력 2023-06-09 17:14  | 수정 2023-06-09 17:15
분당 수내역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구조 나선 시민들/사진=연합뉴스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어제(8일) 수인분당선 수내역에서 발생한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사고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이 유출된 경위에 대해 조사하고 필요 시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누리꾼들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늘(9일) 코레일 등에 따르면 코레일은 어제 오전 8시 20분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수내역 2번 출구에서 작동 중이던 상행 에스컬레이터가 역주행하는 사고가 나 이용객 14명이 다친 사고와 관련, 코레일 측이 관리하는 현장 CCTV 영상이 유출된 경위에 대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이 영상은 49초 분량으로 에스컬레이터가 갑자기 역주행해 이용객들이 도미노처럼 줄줄이 넘어지면서 하단부에 겹겹이 쌓이고, 일부는 에스컬레이터 난간을 넘어 반대 방향으로 떨어지는 등 아찔한 장면이 담겨 있습니다.

현장에 출동해 구조 활동 및 사고 당시 상황 조사를 한 경기소방재난본부는 해당 CCTV 영상을 확보, 언론에 제공했습니다.


언론에 보도된 사고 장면은 대부분이 이 CCTV 영상으로, 이 자료가 사용된 보도에는 '경기소방재난본부 제공'이라는 자막이 달렸습니다.

이후 코레일은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는 내용의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는데, 이와 동시에 경기소방재난본부에는 여러 차례 항의 전화를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코레일이 관리하는 CCTV 영상을 경기소방재난본부 관계자가 무단으로 재촬영해 코레일의 동의 없이 언론에 제공했기 때문입니다.

사고 이튿날인 오늘 코레일은 CCTV 영상 유출과 관련, 철도안전법 및 개인정보보호법 등 위반 사안으로 보인다며 유출 경위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철도안전법은 철도운영자에 대해 ▲ 교통사고 상황 파악 ▲ 범죄 수사와 공소의 제기·유지 ▲ 재판 업무 수행 등을 위해 필요한 경우 외에는 영상기록을 다른 사람에게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개인정보보호법과 공공기관 영상정보처리기기 설치 운영 및 가이드라인 등 다른 법률과 규정에서도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개인정보나 영상기록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정해놨습니다.

수내역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사고로 14명 부상/사진=연합뉴스


이에 코레일 관계자는 "(CCTV) 영상 제공은 관련법 위반"이라며 "구조 활동 및 사고 조사와 관련 없이 영상을 무단 촬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소식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누리꾼 비난이 쇄도하고 있습니다.

관련 기사 댓글에는 "코레일은 영상을 공개하는 것이 정상이지 왜 은폐를 하려고 하는지…. 그게 무슨 비밀이고 보안상의 문제인가?", "그럴 시간 있으면 에스컬레이터 보수에나 신경 써달라", "보여주는 것이 맞다. 시민들도 알아야 위험 상황을 인지할 것 아닌가"라는 등의 댓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가은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ke399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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