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 눈빛'은 언론에서 만든 것…"나쁜 사람 몰려는 프레임"
옥중 '안동역에서' 흥얼대며 마음 달래
옥중 '안동역에서' 흥얼대며 마음 달래
지난해 말 신년 특별사면으로 복권된 우병우(56·사법연수원 19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국가를 위해서 내가 할 역할이 뭐가 있을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우 전 수석은 오늘(9일) 보도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총선 출마설에 대한 즉답을 피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가 언론사 인터뷰 요청에 응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우 전 수석은 청와대를 나온 뒤 첫 인터뷰가 아니냐는 질문에 "저는 인터뷰를 한 적이 한 번도 없다"며 "과거에 누가 식사 한번 하자고 해서 점심 먹었는데 거기서 말한 걸 기자가 가져다 쓴 적은 있다"라고 답했습니다.
20살에 사법시험에 합격 '소년 급제' 대명사로 불렸던 그였지만 '박근혜 국정농단'에 사건으로 384일 옥살이 중 진성의 '안동역에서'를 부르면서 마음을 달랬다고 전했습니다.
우 전 수석은 박근혜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을 통해 불법사찰을 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으로 기소돼 2018년 12월 22일 1심에서 징역 4년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2019년 1월 3일 구속만료로 옥살이를 끝낸 그는 2021년 2월 4일 2심에서 징역 1년으로 감형받은 뒤 같은해 9월 16일 징역 1년형을 확정받았습니다.
기자에 '레이저 눈빛' 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사진=연합뉴스
우 전 수석은 2016년 11월 검찰 출석 때 '레이저 눈빛'을 쏜 일에 관해서 묻자 "언론에서 그렇게 만든 것"이라며 "'네 눈빛은 좀 기분 나쁜 눈빛'이라니 좀 그렇다"고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습니다.
이어 "돈을 받아먹었다든지, 누구를 어떻게 했다든지 그런 것 없이 '레이저 눈빛 쏘니까 나쁜 놈이다'라고 공격하는 건 하나의 정치적인 프레임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을 나쁜 사람으로 몰기 위한 틀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정치권 안팎에서 22대 총선 출마로 '명예회복'을 노린다는 말이 나돌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출마하라는 전화도 많이 온다"며 권유가 많은 건 사실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출마지로 고향 경북 영주가 거론된다는 질문에는 "영주에서도 그렇게 저한테 자꾸 ‘자백을 받으려고 하는데, 영주 사람들한테도 거기까지만 얘기한다"며 "말이라는 건 한 번 해놓으면 지켜야 되는 것이지, 한번 말했다가 뒤집고, 떠보고 하는 건 제 성격과 안 맞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그는 "정치를 하느냐 마느냐보다는 평생 공직에 있었으니 국가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과연 뭘까를 많이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말했습니다.
출소 후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난 적 있느냐는 물음에 우 전 수석은 "'아직 건강이 안 좋으니 회복되면 예전에 같이 근무했던 분들을 만나겠다'라는 전언이 있었다"며 만나진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특수통을 중심으로 검찰내 '우병우 사단'이 형성됐다는 지적과 관련해선 "그것도 언론에서 만든 용어"라며 우병우 사단 자체가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나조차도 우병우 사단이 누군지 모른다. 어떤 후배가 '제가 이번에 우병우 사단이라고 지목당해서 불이익받았다'고 하면 '아, 너도 우병우 사단이구나' 그랬다"며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우 전 수석은 2017년 말부터 2019년 초까지 384일 동안 구치소에 있으면서 "스피커에서 자주 나오는 진성의 트로트곡 '안동역에서'를 듣고 흥얼대며 마음을 달랬다"고 했습니다.
한국 사회 당면 과제를 묻자 그는 망설임 없이 사회 분열”이라고 말했습니다.
어떤 사안이든 가부(可否)가 아니라 네 편, 내 편이 문제가 되고 있지 않느냐”면서 탄핵의 상처 극복과도 관련있는 문제다. 민주주의 시스템, 국회가 제 역할을 해야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김누리 디지털 뉴스부 인턴기자 nu11ie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