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성이 출근길 서울 9호선 지하철역에서 호흡 곤란으로 쓰러졌는데, 그 자리에 있던 생면부지의 남성이 한동안 쓰러진 여성 곁을 지켰다는 사연이 전해졌습니다.
직장인 A씨는 그제(7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오늘 9호선 종합운동장역에서 도와주신 분들을 찾습니다"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습니다.
글에 따르면 A씨는 그제(7일) 오전 9시 20분쯤 서울 송파구 종합운동장역을 지나는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던 중 돌연 호흡 곤란 증세를 느꼈습니다.
A씨는 "오전 9시 20분~35분 9호선으로 출근하던 중 갑자기 숨이 안 쉬어져 지하철 안에 있는 기둥을 잡고 앉았다"며 "바로 다음역에서 내리려고 했는데 눈을 떠보니 스크린도어 바로 앞에 쓰러져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A씨는 그대로 5~7분을 쓰러져 있었습니다.
눈을 떠 보니 A씨는 스크린도어 바로 앞에 있었고, 주변인들은 A씨를 흔들어 깨우거나 119 구급대와 역무원을 호출했습니다.
특히 A씨를 도운 남성 B씨는 A씨 머리에 자신의 백팩을 받치고선 A씨가 정신을 차릴 때까지 옆을 지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씨는 글에 "지하철 몇 개를 놓쳐가면서까지 끝까지 옆에서 도와주셨던 젊은 남성을 찾고 싶다"며 "기억나는 인상착의는 청록색 반소매 티셔츠에 백팩을 멨고 에어팟을 끼고 있었다"고 썼습니다.
이어 "(당시에는) 너무 경황이 없고 몸을 가눌 수가 없어서 멀리 앉아서 인사만 드렸다. 덕분에 구급차 타고 응급실에서 모든 검사 받고 퇴원했다"고 했습니다.
A씨는 병원에서 미주신경성 실신을 진단받았다고 전했습니다.
미주 신경성 실신은 극심한 신체적 또는 정신적 긴장으로 혈관이 확장하고, 심장 박동이 느려져 혈압이 낮아지면서 나타나는 유형입니다.
또 댓글을 통해 A씨는 "손이 너무 저렸는데, 더러워진 손을 계속 주물러주신 중년의 여성분께도 너무 감사하다"고 적었습니다.
A씨 팔과 옷에는 지하철 고무 패킹에서 묻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시커먼 먼지가 여기저기 묻어 있었습니다.
머리를 크게 다치지 않은 것으로 볼 때 바닥에 쓰러지는 과정에서 열차 문이나 스크린도어가 완충 작용을 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오은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oheunchae_pres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