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Gallery] 전시 ‘제이알: 크로니클스’
입력 2023-06-08 15:02 
JR (French, born 1983). JR portrait, 2019. © JR-ART.NET
전 세계를 캔버스로 펼친 희망 연대기

2019년 뉴욕 브루클린미술관을 시작으로 독일 뮌헨 쿤스트할레에 이어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아티스트 JR의 아시아 최초 전시이다. 이 전시는 JR의 문화, 사회, 정치적 주제에 대한 관심과 대중과의 협업을 토대로 초기부터 지난 20여 년간 펼쳐 온 행보를 소개한다.
JR은 작업에 함축된 여러 이야기들을 통해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변화를 유도한다. 사진과 페이스트업(종이 등을 오려내 붙인 작품), 영상, 프로젝트를 기록한 아카이브 등 140여 점 작품으로 구성된 전시는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동시대의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과 대화를 이끌어내는 장이자, JR의 독창적인 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전시다.
JR은 1983년 프랑스에서 동유럽과 튀니지 이민자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다. 10대 시절 친구들과 그래피티를 하던 그는 2001년 파리 지하철에서 카메라 작업을 통해 아티스트로서 전환점을 맞는다. JR은 친구들의 그래피티 작업을 기록하며 거리에서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람들과 그 이야기에 관심을 갖게 된다. 2005년 파리 이민 노동자 소요 사태를 카메라에 담고 파리 도심 곳곳의 건물 파사드에 거대한 초상화를 설치하며 ‘세대의 초상 첫 프로젝트를 완성했다. 이 사진이 뉴스에 쓰이며 JR을 세상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Generation, Braquage, Ladj Ly, Wheat-pasted posters, 2004. © JR-ART.NET
그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국경을 넘나들며 서로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초상화를 붙인 ‘페이스 투 페이스, 성차별을 겪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여성은 영웅이다 등 전 세계 지역 주민들의 이야기를 알리고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는 이름 없는 세상의 그림자를 향한 관심과 시선을 작품에 담았고 전 세계 40만 명 이상의 참여 프로젝트 ‘인사이드 아웃을 계기로 2011년 TED상을 수상했다. 또 JR은 루브르박물관 의뢰로 루브르 피라미드를 뒤덮는 작업을 선보였고, 2017년 아그네스 바르다 감독과 공동 제작한 다큐멘터리로 칸느 골든아이상을 수상했다. 2019년 1,200명 이상이 등장하는 ‘샌프란시스코 연대기를 제작하고, 뉴요커 1,100명의 초상과 이야기를 담은 ‘뉴욕 연대기를 브루클린뮤지엄에서 선보였다. 그는 현재 국경과 공동체를 넘나들며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질문을 던지고, 대화의 장을 열어가는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나는 세계에서 가장 큰 갤러리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바로 도시의 벽들이지요”라는 그의 말처럼 그는 이미 13세부터 ‘페이스3라는 가명으로 도시 곳곳 빌딩과 옥상, 지하철 등에 그래피티를 남기기 시작했다. 이후 촬영한 사진을 복제하여 외벽에 붙이고 이미지 둘레에 액자처럼 프레임을 그려 넣으면서 일종의 야외 갤러리 전신인 ‘거리 전시회 Expo 2 Rue를 선보였다.
JR은 2004년 첫 공공프로젝트에 착수하는데 바로 ‘세대의 초상이다. 이는 편향된 미디어가 묘사하고 주입한 편견을 전복시키고 대중의 인식 변화를 시도하는 작업이다. ‘브라카쥐, 래드 리는 ‘세대의 초상 프로젝트의 첫 번째 사진이며 그의 작업의 근간이 되는 상징적 작품이다. 무기처럼 카메라를 들고 서 있는 JR의 친구이자 영화 감독 래드 리, 사진 뒤편에는 건물 벽에 붙어 있는 JR의 사진이 보인다. 이는 유색인종이 들고 있다는 이유로 카메라가 한순간 무기로 변모하는 것으로 이는 편향된 미디어가 우리에게 어떠한 인식을 심어주고 있는지를 잘 나타내는 작품이다.
‘제이알: 크로니클스 포스터
Info 장소 롯데뮤지엄 / 기간 ~2023년 8월6일 / 시간 오전 10시30분~오후 19시
[글 김은정(칼럼니스트) 사진 롯데뮤지엄]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883호(23.6.13)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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